배양육으로 만든 미트볼, 대규모 생산 가능...영양가도 더 높다
실험실에서 배양한 육류, 사육된 가축 고기보다 단백질 함량 높아 배양육 상용화, 온실가스·경작지 면적 줄여 기후 위기 대응 가능
[ESG경제=김민정 기자] 배양육으로 만든 미트볼이 상업적 용도로 대규모 생산이 가능하며, 기존 미트볼보다 영양가도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속가능성 미디어 그린퀸의 21일자 보도자료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학과 난징농업대학 공동연구팀은 학술지 생체재료(Biomaterials) 저널 최근호에 이에 관한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원들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육류를 시장에서 대규모 판매가 가능할 만큼 생산할 수 있는 ‘세포 공장’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들은 세포의 스캐폴딩 역할을 할 수 있는 3D 젤라틴 기반 ‘마이크로캐리어’를 개발했다. 마이크로캐리어는 부착의존성 세포의 밀도를 높여 배양하는 방법으로 공정 개발이 쉬워 상업공정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돼지 근육 세포와 지방을 따로 배양해 성장시킨 다음, 3D 프린팅된 몰딩으로 결합해 돼지고기 기반 미트볼을 생산했다.
또 연구원들에 따르면 재배된 미트볼은 건강에도 더 좋다. 전통적인 지역 요리인 시지터우의 중국 돼지고기 미트볼과 비교했을 때, 실험실에서 자란 재배육의 단백질이 더 높고 지방이 더 적었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육류 공학 방법은 미트볼이나 소시지와 같이 다진 고기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며, 확장 가능한 바이오 제조를 가능케 함으로써 미래 육류 메뉴를 혁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태아혈청 없이 육류 생산, 비용절감 효과
이번 연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소태아혈청(FBS)을 사용하지 않아도 양질의 미트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기존 배양육 업계에서는 세포를 성장시키는 배양액에 소태아 혈청(FBS)을 주로 첨가해 사용했으나, 환경과 윤리, 가격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경작 육류 생산업체들은 저마다 FBS 대체 물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네덜란드 기업 미터블(Meatable)은 이달 초 FBS 없이 실험실 배양 소시지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에는 또 다른 네덜란드 기업 모사 미트(Mosa Meat)가 FBS 없이 대체육을 생산하는 방법에 대해 네이처 푸드 저널에 공개한 바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기업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는 연간 18만 킬로그램의 재배육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건설했다. 이 규모의 생산이 이뤄지면 비용도 훨씬 절감된다.
업사이드 푸드의 수석 기술자인 콘래드 뮬러 박사는 “맛있는 진짜 고기를 전 세계 사람들이 맛볼 수 있도록 생산 규모를 점점 더 크게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배육 상용화, 소비자 인식 개선 필요
배양육이 상용화 되면, 가축을 사육하는 방식에 비해 온실가스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배양육은 가축 사육 방식보다 에너지 사용량은 7~45%, 온실가스 배출량은 78~96%, 토지 사용면적은 82~96% 줄일 수 있다.
UN 식량농업기구 2013년 통계에 따르면 축산물을 통해 배출되고 있는 온실가스는 전체 배출량의 14.5%에 달한다. 현재 세계 인구 증가 추세로 감안하면 매년 2억톤의 이상의 육류가 추가로 필요하며, 가축에게 먹일 사료를 재배할 경작지 면적도 그만큼 더 필요하다. 하지만 배양육은 그런 고민을 해결해준다.
그밖에도 배양육은 식품 안전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장점을 지닌다. 항생제나 합성 호르몬 등과 같은 육류에 포함된 나쁜 성분들이 배제되고, 유통 구조를 단순화시켜 살모넬라 및 대장균과 같은 세균으로부터도 안전하다.
다만 재배육류의 상용화는 값비싼 생산 비용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라는 문제를 더불어 떠안고 있다. 재배육류 기업들은 친환경적인 기술사용에 대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싱가포르에서만 규제 승인을 받은 상태다. 미국의 경우 내년 승인이 예상되고 있으나 대중의 인식에 대한 문제가 숙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