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0년 뒤 전력 30% 태양광으로...러시아 가스 의존 탈피 야심찬 목표
2032년 전체 전력 소비량 30%, 태양광이 맡게 될 것 패널 과도한 중국 의존 걸림돌, 태양광 부품 기술 투자 확대해야
[ESG경제=김민정 기자]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에 처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전력 위기에 처한 독일은 원자력 발전소 가동의 재개를 고려하는 등 다양한 전력위기 대책을 세우는 가운데, 태양광 산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독일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수요 증가,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의 석유 및 가스 공급 제한 등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 산업계는 에너지원으로 수입 천연 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일부 전력 발전소에서도 가스를 사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에너지난이 심화되지 탈원전을 선언했던 독일에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형 풍력 터빈이 막대한 양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지만, 독일 가정에 충분한 전력을 지원할 정도는 아니다. 풍력은 또한 바람의 양과 질에 따라 전력 생산이 불안정한 특성을 갖고 있다.
태양광 발전 확대 전략 추진
도이치벨레 등 외신들은 지난 11일 독일이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하는 재생에너지 확대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의 80%를 풍력과 태양광 발전 등의 재생에너지로 채울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독일의 재생에너지는 전체 전력량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PV 매거진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은 2020년보다 10% 증가한 5GWh 이상의 태양광 발전 용량을 추가했다. 따라서 태양광 발전 용량은 59GWh로, 육상 풍력 발전 용량을 추월했다.
올해 태양광 발전량은 급증세다. 특히 최근 3개월 연속 태양광 발전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정부는 오는 2032년까지 태양광 발전 용량을 25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태양광 패널이 주차장이나 건물 옥상에 설치되는 것 외에도 건물 외부, 전기 자동차 외부 등에도 설치가 가능해지면서 앞으로 자체 응용분야 확대를 통해 태양광 발전량이 훨씬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지원 축소, 중국 의존도가 걸림돌
글로벌 대기업들도 독일의 태양광 산업 확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포르투갈 신재생에너지 업체인 EDP 레노바베이스(EDP Renovaveis)는 2억5400만달러(한화 3324억)을 투자해 독일 태양광 개발기업 크로노스 솔라 프로젝트(Kronos Solar Projects)의 지분 70%를 사들였다.
EDP 레노바베이스는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재생에너지 생산 기업이다. 자체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에만 청정에너지 17.8TWh를 생산했다.
EDP 레노바베이스의 미겔 스틸웰 단드라데(Miguel Stilwell d'Andrade) CEO는 “유럽은 재생 가능한 성장목표가 강화된 핵심 시장”이라며, “특히 독일의 태양광 발전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의 태양광 발전 성장 전망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독일정부가 지속적으로 이어오던 태양광 발전 지원 정책이 전력회사의 손실 문제 등으로 크게 축소됐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산 태양광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거론된다. 태양광 기술에 앞선 투자를 해온 중국은 미국과 일본, 독일을 뛰어 넘어 글로벌 태양광 산업분야 1위를 달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1년부터 태양광 시스템에 EU에 비해 10배나 많은 500억달러(한화 65조4250억) 이상을 투자했다. 현재 전체 태양광 패널 제조 시설의 80% 이상을 중국이 보유하고 있고, 태양광 제조 장비의 상위 10개 공급업체도 중국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규모를 키워오던 중국은 결국 태양광 부품 생산 비용 부담을 줄이게 되면서 시장을 거의 독식하고 있다. 현재는 유럽에 비해 35%나 저렴하게 태양열 부품 생산이 가능하다.
IEA는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태양광 패널 7개 중 1개는 중국의 단일 시설에서 제조된다”고 밝혔다.
워스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광발전소 책임자는 “중국의 태양광 부품 생산 경쟁력은 유럽 재생에너지 산업 공급망을 병목현상에 취약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며, “산업을 다각화하고 시장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유럽은 혁신에 투자하고, 태양광 성장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