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크에너지, BP, SK...글로벌 에너지 기업들, 탈탄소 행보 가속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변혁기 맞은 에너지 업계 듀크 에너지·SK이노베이션·브리티시 페트롤륨 등 에너지 전환의 현장
[ESG경제=김민정 기자]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모델 전환이 뉴노멀이 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업계의 탈탄소, 넷제로 행보가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외 에너지 대기업들은 친환경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발전 회사를 목표로 발빠르게 체질개선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제정과 우크라이나 전쟁도 이런 흐름을 재촉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 감축법에 따라 2030년까지 태양광패널 9억5000만개, 풍력터빈 12만개, 전력망 대응 배터리(grid-scale battery) 2300개 등을 설치해 가계와 기업에 대한 청정에너지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세계 각국의 에너지 기업들은 석유와 가스 등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는 모습이다.
듀크에너지, 향후 10년 석탄 발전 단계적 폐지
미국 전기·가스 공급업체인 듀크 에너지(Duke Energy)는 10일, 향후 10년간 탄소 제로 발전에 400억달러(약 57조47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35년까지 석탄 발전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30GW의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위해서다.
탄소 제로 발전에 투자되는 예산은 태양광, 풍력, 배터리 저장 등의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듀크 에너지가 운영 중인 원자력 시설의 수명 주기를 연장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듀크 에너지는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인디애나, 오하이오, 켄터키 등 미국 여러 주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로리다에 태양광 발전단지 10개를 완료해, 재생에너지 총 발전 용량을 700MW로 늘렸다. 회사는 2024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1.5GW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린 굿 듀크 에너지 CEO는 “향후 회사의 투자는 재생 에너지와 배터리 저장 및 전기 자동차 등의 청정에너지 기술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사용될 것”이라며 “고객들의 기대에 따라,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경제성과 신뢰성을 모두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BP, 해상풍력과 수소 투자 집중
영국 정유기업 브리티시 페트롤륨(British Petroleum, BP)은 석유 중심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탈피해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재생에너지 및 탄소포집 사업으로의 전환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BP는 주주 배당금을 절반으로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업으로의 전환에 연간 최대 50억 달러(약 7조 17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30년까지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40% 줄일 계획이다.
BP는 지난해 재생에너지에 22억 달러(3조 1500억원)를 투자한데 이어 2030년까지 재생 가능 에너지, 바이오 에너지, 수소, 탄소 포집 및 저장, 전기차 충전 등의 저탄소 및 무탄소 솔루션에 40억~60억 달러(5조7000억원~8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BP는 특히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해상 풍력 에너지와 수소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 해상 풍력 발전 단지의 직원 수를 3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린수소와 블루수소 등 저탄소 수소 생산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7개의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와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추진
국내 대표적 에너지기업인 SK이노베이션도 ESG 경영 가속화를 위해 전기차배터리와 친환경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쪽으로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1일 석유화학 중심의 울산 공장인 울산CLX에 2027년까지 순환경제 구축에 1조7000억원, 사업 포트폴리오의 단계적 전환을 위한 설비 전환 및 증설에 3조원을 투자하는 등 약 5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SK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해 연간 폐플라스틱 약 25만톤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에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장기적으로 친환경 항공유 생산을 위한 공정 신설도 고려하기로 했다.
SK는 2030년까지 울산 CLX의 탄소 배출량을 50% 감축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SK는 최근 넷제로 특별보고서를 통해 오는 2050년 이전까지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1 온실가스 배출량과 생산 과정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동력에서 발생하는 스코프 2 온실가스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는 또 2050년까지 에너지와 화학 사업의 탄소 배출량을 70% 감축하고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대비 90% 이상(탄소 집약도 기준)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스코프3 배출량은 공급망과 물류,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