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야생동물 개체수 1970년 이후 69% 감소
아마존 등 라틴아메리카 야생 동물 개체수는 94% 감소 바다 상어와 가오리 등 상업적 가치 높아져 50년간 71% 감소 기후 변화,생물다양성 손실 두 가지 위기...환경 보존 노력 필요
[ESG경제=김민정 기자] 인간 활동으로 인해 1970년 이후 야생 동물 개체수가 약 7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인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서는 동물 개체 수 감소치가 94%에 달했다.
이는 세계자연기금(WWF)이 5000종 이상의 포유류, 조류, 양서류, 파충류와 3만2000개 어류 개체군에서 얻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그 내용은 지구생명체지수(Living Planet Index, LPI)를 담은 ‘지구생명 보고서 2022’를 통해 최근 발표됐다.
지구생명지수(LPI)는 시간이 흐르면서 야생동물의 상대적 규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하는 지표로, 전 세계에 서식하고 있는 육상, 담수 및 해양 척추동물 개체군 수만 개가 평균적으로 보이는 변화 추이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한 정책들이 적용됐음에도 동물 개체 수 감소가 가속화하고 있다. 2022년 글로벌 LPI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8년까지 30년간 관찰된 동물 개체수는 평균 69% 감소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있는 열대 지역에서 야생동물 개체수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북아메리카 지역에서는 감소 수치가 -20%인 반면,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에서는 -94%에 달했다.
담수 생물종 개체군은 평균 83% 감소
또 LPI에 포함된 담수 생물종 개체군은 규모가 평균 83% 감소해 가장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담수 환경은 전체 포유류 동물종의 3분의 1이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한데, 많은 사람들이 담수 지역 가까이 거주하면서 수질오염, 취수 또는 물의 흐름 변경, 생물종 남획, 침입종 유입 등의 요인으로 담수 생물종과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다.
가장 많이 감소된 생물 개체는 바다 상어와 가오리였다. 상어는 샥스핀 등의 요리 재료로, 가오리는 인간에게 약효가 있다고 알려진 아가미 판 등이 상업적으로 가치가 높아지면서 개체수가 크게 감소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31종의 바다 상어와 가오리 중 18종의 개체 수가 지난 50년간 71% 감소했다고 밝혔다.
WWF 국제 사무총장인 마르코 람베르티니는 “도시 개발 및 농업, 야생 동물 거래, 침입종의 도입, 오염, 지구 온난화 및 질병으로 인한 서식지 황폐화 및 파괴가 야생 동물 수를 급격하게 감소시킨 주요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WWF 마크 라이트 과학 책임자는 “농업과 어업 관행이 세계 먹이 사슬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라틴아메리카의 감소 수치는 정말 충격적이다. 아마존 등의 지역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열대우림이면서 지구 기후를 수호하는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지금 바로 행동해야”
지구생명보고서는 환경 보전 및 복원 노력을 더 많이 기울이고, 보다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과 소비, 탈탄소화가 이루어져야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손실이라는 두 가지 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각 정부가 탈탄소, 탄소중립 정책을 결정할 때 자연에서 얻는 식품과 의약품, 물 공급 등의 가치를 더 확실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람베르티니 사무총장은 “자연 손실은 다른 생물 개체를 보호해야 하는 우리들의 도덕적 의무일뿐만 아니라, 실제로 물질적 가치의 문제이자 인류의 생명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의 데이터 수집을 도운 런던동물학회 엔드류 테리 보존이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분명하다”며, “우리는 지구 생명체의 기초, 우리가 의존하는 생명체의 기초를 파괴하고 있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지금 바로 행동해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