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차전지, '30년 글로벌 1위 목표..."중국 제치고 점유율 40%"

경기침체 속 LG엔솔, 삼성SDI... 3분기 최대실적 기록 정부․업계, 50조 투자해 핵심기술과 인력 개발 박차

2022-11-02     조윤성 선임에디터
LG에너지솔루션 NCMA 배터리가 탑재된 GM사 험머.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ESG경제=조윤성 선임에디터] 한국의 2차전지 산업혁신 전략에 따라 오는 2030년에는 한국 배터리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2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중국(56.4%)에 이어 세계 2위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2차전지 시장 점유율을 8년 내 1위로 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정부가 1조원, 민간이 19조5000억원 등을 배터리 핵심 기술 개발에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배터리 업계는 핵심기술 투자에 시설투자비 30조5000억원을 더해 총 50조원 이상을 국내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와 업계는 배터리의 성능이 1회 충전으로 800㎞의 주행 거리가 가능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에 차세대 기술인 차량용 전고체 전지도 2026년을 목표로 상용화 기술 개발이 추진된다.

정부와 민간의 투자가 마무리되면 국내 생산 능력은 현재와 비교해 배터리는 1.5배, 양극재는 3.2배, 음극재는 2.1배 등으로 각각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업계, “내년까지 탄탄한 성장세 이어질 것” 관측

국내 배터리시장의 탄탄한 성장세는 4분기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3분기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89.9%와 56.1% 등으로 큰폭으로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23.9%와 51.5%로 분기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약 9700억원에 달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월 중장기 사업 전략 발표를 통해 '5년내 연 매출 3배 이상 성장,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전무)는 실적발표회에서 “하반기 여러 전기차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고, 자동차 파우치와 원통형 모두 물량 증가가 많다”며 “신모델 출시와 더불어 소비자 대기수요도 견조하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전략을 앞세워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도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소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 전략을 앞세워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배터리 시장에 대한 시설투자가 소극적이라는 지적과는 달리 투자규모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5월 스텔란티스와 미국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법인 투자를 결정했고, 합작법인은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1분기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급증하는 원통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7월에는 말레이시아 스름반에서 배터리 2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연구개발비도 전년대비 9%이상 증가한 877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전문인력 양성에 민관 맞손... 1만6천명 인력 배출

정부와 업계는 2030년까지 총 1만6000명의 인력을 양성키로 했다. 우선 업계는 ‘배터리 아카데미’를 신설해 교육 과정을 직접 개발하고, 정부는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해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연간 800명 이상 배출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국내 9개 대학에 설립한 12개 관련학과를 통해 매년 150여명의 인력을 양성하고 정부도 학부, 석·박사,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연간 980여명의 인력 양성에 나선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차전지 산업 혁신에 민관의 역량을 총결집해 공동 전략을 수립하고, 지속 가능한 협력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재편으로 업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나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새로운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차전지 관련주 주가 급등

2차전지 산업을 키우기 위한 민관 협력과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대표 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2일 주가는 56만9000천원을기록해 9월말 대비 약 30%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