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친환경 역행 '불명예'...기후정책 역행 세계 10대 기업에 뽑혀
인플루언스맵, ‘기후정책에 가장 부정인 세계 기업’ 순위 발표 셰브론, 엑슨모빌, 바스프 등 석유화학기업 상위...도요타 10위 도요타가 환경적 전기차 개발에 미온적 태도 보인 점 고려
[ESG경제=이진원 기자] 세계 1위 자동차 회사인 일본의 도요타가 올해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가장 방해가 되는 기업 중 한 곳에 선정됐다.
도요타는 친환경 전기차 개발을 늦추고 당장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차 판매에 매진한 결과, 태생적으로 ESG 경영에 역행하는 셰브론(Chevron)이나 엑손모빌(Exxon Mobil) 같은 주요 석유 화학 기업들과 동급의 불명예스러운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기업의 비즈니스와 재정이 기후위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데이터와 분석 결과를 제공’하는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은 9일(현지시간) ‘기후정책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세계 1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도요타를 10위에 올려놓았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10대 기업 중에 자동차 회사로는 도요타가 유일하다. 자동차 회사 중에서는 두번째 순위는 BMW로 16위를 기록했다.
불명예 명단 1위는 셰브론, 2위는 엑슨모빌, 3위는 바스프(BASF, 독일 화학기업), 5위는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 등의 순이다.
<기후정책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세계 10대 기업>
인플루언스맵의 에드 콜린스(Ed Collins) 국장은 “기후정책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 다수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약속해놓고서는 약속을 지킬 구체적인 정책을 실천하지 않고 있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도요타, 전기차 개발에 미온적
도요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과 달리 전기차 개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고, 미래차의 주력으로 밀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만큼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점이 이번 순위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요타는 지난해 12월 탄소중립을 위해 2030년까지 30종의 배터리 전기차를 출시해 연간 350만 대를 판매하고, 이를 위해 8조 엔(76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자사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2035년부터 전 세계에 배터리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이며, 배터리 관련 신규 투자 규모를 기존 1조 5000억 엔에서 2조 엔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회사의 공식 발표와 달리 도요타 임원들은 공개적으로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소비자가 높은 가격과 충전 불편 등 의 문제 때문에 아직 전기차를 원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지난 8월 도요타 북미 세일즈 부문의 잭 홀리스(Jack Hollis) 부사장은 “전기차 시장은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생각한다"며 "인프라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전기차 가격 부담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브리드 차량도 지난 25년 동안 시장 점유율이 10%도 채 안 된다"며 "소비자는 여전히 전기차를 원하고 않고 있다”고 했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보다 덜 친환경적
도요타 임원들은 "도요타가 다양한 종류의 하이브리차를 만들면서 전기차종 모델의 부족 문제를 상쇄하고 있다"면서 "자사의 하이브리드차가 기후변화 억제에 전기차보다 더 큰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차는 실제로 전기차만큼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이브리드차는 말 그대로 두 가지 이상 구동 장치를 가진 자동차다. 주로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함께 장착하는데,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휘발유나 경유를 주원료로 사용하면서 전기 모터를 보조적으로 활용해 연비를 높인다.
전기차 전문매체인 일렉트렉(Electrek)이 지난 9월 세계 10대 자동차 회사의 탈탄소화 활동을 평가한 결과 도요타를 하위권인 10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편 인플루언스맵은 이번 순위 결과 발표에 대해 “기업들이 기후정책을 어떤 식으로 펼치고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엄격한 방법론과 신뢰할 수 있고 증거에 입각해 데이터와 사실들을 분석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전 세계적인 환경위기 해결을 도울 수 있는 변화를 이끄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