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비행기 시대 성큼...잇단 기술혁신 덕분

롤스로이스·이지제트, 수소항공기 엔진 테스트 세계 첫 성공 에어버스, '26년 수소비행기 시험비행 계획... 기술적 난관도

2022-12-05     이진원 기자
에어버스가 개발 중인 '탄소 배출 제로' 항공기의 모형. EPA=연합

[ESG경제=이진원 기자] 항공제작업계의 수소 동력 엔진 개발 소식이 잇따르면서 항공산업의 탈탄소화 시대가 성큼 도래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롤스로이스(Rolls-Royce)와 이지제트(easyJet)는 조력과 풍력으로 만든 수소를 이용해 수소 항공기 엔진 지상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엔진 시험은 수소 연료로 엔진을 점화해 저속으로 가동하는 수준이라 연료저장 기술이 더 발전해야 한다는 전제가 달렸지만, 획기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그랜트 솁스(Grant Shapps)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은 “기술혁신이 우리 생활방식을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에어버스, 수소 동력 엔진 2026년 시험 비행 계획 

이 발표가 나오고 이틀 뒤인 30일 유럽  항공기제작사 에어버스(Airbus)는 “수소를 동력으로 하는 연료 전지 엔진을 개발 중"이라며 "이 엔진을 역대 최대 상업용 비행기인 A380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에어버스가 이날 열린 에어버스 서밋(Airbus Summit)에서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이 회사는 개량형 A380 슈퍼점보의 양 날개와 꼬리 사이에 수소 엔진을 장착하고 2026년 시험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이는 2035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항공기를 출시하기 위해 2020년부터 추진해온 '에어버스 제로e 이니셔티브(Airbus ZEROe Initiative)'의 일환이다.

에어버스는 2035년까지 상용화가 가능한 세계 최초의 무탄소배출(zero-emission) 항공기의 콘셉트 모델을 지난 2020년 공개한 바 있다. 이 모델은 수소를 주연료로 삼았다.

수소엔진 상용화에는 여전히 난관 많아  

항공산업은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CO₂)의 2.8%를 배출하고 있으나, 탈탄소화 움직임이 여타 산업에 비해 느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변화의 속도를 내기  위해 20세기 중반부터 친환경 수소 동력 엔진 개발을 대안 삼아 추진해 왔지만 해결과제가 적잖다.

업계는 ▲휘발유와 섞여 항공기 연료로 쓰이는 등유에 비해 수소의 에너지 밀도는 낮은데 가격은 훨씬 높다는 점 ▲ 수소를 생산 유통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 미흡하다는 점 등을 대표적인 과제로 꼽았다. 에어버스 서밋에 나온 에어버스 사장 기욤 포리(Guillaume Faury)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인프라 구축이 큰 걱정”이라며 “이 문제 때문에 2035년까지 수소 동력 항공기를 도입하려는 우리 회사의 계획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털어놨다.

쓰임새 많은 수소, 여러 산업에 접목될 듯 

수소는 지구상의 가장 풍부한 에너지로, 향후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쓰임새가 다양한 에너지 운반체(versatile energy carrier)’라는 점에서 수소가 어려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때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의 온실가스 배출이 문제가 됐지만 기술 발전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수소 생산이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