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평가원, 올 '주총의안 분석 보고서' 대거 채택 성과

ESG 요소 감안한 의결권 방향 제시... 한국앤컴퍼니 감사위원 채택에 찬성 삼성, LG, 하나금융도 제안 통과... 한진, 삼양식품 등 거버넌스 개선 거부 

2021-03-31     조윤성 선임에디터

[ESG경제=조윤성 선임에디터] 올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ESG 평가를 통한 주주총회 의안 검토에 나선 한국EGS평가원의 의결권 자문 내용 대부분이 채택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ESG평가원은 특히 최근 관심이 집중된 한국앤컴퍼니 주총에 대해 조현식 부회장이 추천한 의안에 찬성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한국ESG평가원은 올 주총에서 삼성전자, ㈜LG, 금호석유화학, 하나금융그룹, LG전자, 한진, 삼양식품, 한국앤컴퍼니 등 8개 상장사 주주총회 의안에 대해 찬반 의견을 제시했다.  주총 결과 표결 내용은 한국ESG평가원의 의결권 자문 방향과 일치된 쪽으로 처리됐다.

한국ESG평가원은 주요의안 검토에서 대부분 찬성하거나 제한적 찬성을 제시했다. 올해 관심을 크게 모았던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의 경우 ESG평가원은 회사 측 입장이 아닌 조현식 부회장의 제안(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감사위원 선임)에 찬성 의견을 냈다. 

ESG평가원은 “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떠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추천된 이한상 고대 교수가 회사의 주주가치를 높이고 경영진을 감시ㆍ견제할 역량을 갖춘 인물인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또 “이 교수가 회계학을 전공해, 기업가치와 거버넌스에 대한 이해가 높고, 행정고시 재경직에 합격해 국세청 사무관으로 일한 경력도 갖고 있으며 대림과 동양쏘시오 등의 사외이사를 역임하며 좋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이한상 교수가 회계 및 세무 전문가로서 감사위원회 위원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며 조현식 부회장이 2대 주주로 밀렸지만, 여전히 20%에 가까운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2대 주주 몫으로 경영진을 견제할 사외이사 선임은 필요해 보인다고 판단돼 조 부회장의 주주제안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한국ESG평가원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삼성전자, ㈜LG, 금호석유화학, 하나금융그룹, LG전자, 한진, 삼양식품, 한국앤컴퍼니 등의 기업의 의안검토를 진행해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업체인 ISS가 사외이사 선임 건에 반대표를 던져 주목을 모았으나, ESG평가원은 거버넌스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안건에 대해 ESG평가원은 “연임 대상인 세 명의 사외이사는 각 분야 전문가로서, 지난 임기 동안 이사회에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세 명 사외이사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 및 수감 기간 중 오히려 이사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 사람의 사외이사 연임 및 감사위원 선임은 삼성전자가 주주가치를 높이고 ESG경영을 도모하는데 필요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금호석유화학에 대해서는 박철완 상무가 주주제안으로 배당 확대, 이사회 독립성/투명성 강화 방안, 미래 성장전략 제시 등을 제시했지만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금호석유화학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ESG위원회 설치 등을 약속했고 중장기 성장전략을 제시하며 박 상무측 의견을 상당폭 수용했기 때문이다. 

ESG평가원은 금호석유화학 의안 검토에서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의 대의명분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회사의 지속가능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박상무 측의 급격한 이익배당에 대해서 반대”하고 “주주제안을 계기로 회사 측이 ESG경영을 위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판단되어 회사의 의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김정태 회장의 4연임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던 하나금융지주에 대해서는 “하나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으며, 임기가 1년짜리 4연임을 추진할 만큼 승계자 관리/육성에 실패했음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3연임 기간 동안 김회장은 경영실적 측면에서 성과도 보였지만, 각종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가 되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부족한 면도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ESG평가원은 “회사의 지속 가능경영 측면에서 김 회장의 남은 임기 1년 중 승계자 발굴에 그치지 말고,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의 실질적인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라며 "코로나 위기 속 경영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김 회장 1년 연임 안건에 제한적으로 찬성의견”을 제시했다.

손종원 한국ESG평가원 대표는 “올해 첫 ESG지표 평가를 통한 주주총회 의안검토를 진행했는데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결실을 거뒀다”며 “ESG지표와 평가방법을 체계화시켜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더 많은 안건 분석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