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B, 국제 표준 ESG 공시기준 승인...'25년 첫 공시

14명 위원 만장일치로 채택...SASB 기준으로 보완 ESRS와 GRI 기준도 S1 공시 보완지표로 활용 권고

2023-02-20     이신형 기자
에마뉘엘 파버 ISSB 의장. 로이터=연합

[ESG경제=이신형 기자] ESG 공시의 국제 표준안을 만들고 있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가 지난 주 캐나다 몬트리얼에서 회의를 열고, 14명 위원의 전원 찬성으로 S1과 S2 지속가능성(ESG) 공시기준을 승인했다.

ISSB는 최종 공시기준서 문구 작성 작업을 거친 후 올 6월 말 ESG 공시기준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공시기준은 내년 1월1일부터 적용돼 2025년 첫 공시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ISSB는 'S1'으로 불리는 일반적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 요구안(General Requirements for Disclosure of Sustainability-related Financial Information)과 'S2'로 불리는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시안(Climate-related Disclosure)을 지난해 3월 공개한 후 석 달 간의 의견 청취 기간을 거쳤다. ISSB는 청취 기간 제기된 문제점을 보완해 왔는데 보완할 내용이 예상보다 많아 최종 공시기준 발표 시점을 올 2분기로 늦춘 바 있다.

ISSB는 ESG 정보 공시와 관련해 재무제표와 지속가능성 공시가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따라서 반기 실적 공시를 요구받는 기업은 이듬해 반기 실적(재무제표)을 공시할 때부터 ESG 공시를 동시에 하도록 했다. 반기 실적 공시를 내년 6월에 한다면 2025년 6월부터 공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자발적으로 반기 실적을 공시하는 기업의 경우 이듬해 반기 실적 공시와 함께 ESG 공시를 하되, 늦어도 연간 실적 공시 후 9개월 안에 ESG 공시를 마치도록 했다. 해당 기업은 늦어도 2025년 9월30일 안에 공시를 시작해야 한다.

반기 실적을 공시하지 않는 기업은 연간 실적 공시 후 9개월 안에 ESG 공시를 마쳐야 한다. 해당 기업은 늦어도 2025년 9월30일 안에 공시를 시작해야 한다.

ISSB는 다만 시행 첫해에는 이런 공시 시기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ISSB는 이번에 만들어진 공시기준에 기업들이 무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스코프3(협력업체와 물류 등을 통한 외부 탄소배출) 측정 방식과 시나리오 분석 등을 위한 가이던스 자료도 제공하기로 했다.

ISSB는 앞으로 기후 이외의 새로운 공시 주제를 선정해 S3나 S4 등으로 이름을 붙이면서 추가 기준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SASB 기준 등으로 보완 권고도

ISSB는 앞으로 생물다양성이나, 인권, 노동 등에 관한 공시 기준을 추가로 제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일반 공시기준 S1과 기후 공시기준 S2만 제정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의 기준을 바탕으로 기업들이 ESG 공시에 나설 때 기후 공시에 치우칠 수 있다고 보고 S1 공시에 SASB 기준이 제시하는 공시 주제를 우선 고려해 보완할 것을 권고했다.

SASB 기준은 11개 산업군 68개 산업별 ESG 공시 주제와 지표로 이루어져 있다. 산업별 특성에 맞게 온실가스 배출량과 함께 종업원 보건 및 안전, 기업윤리, 물 관리, 제품 환경보건안전, 데이터 보안, 금융포용 및 역량구축, 토지이용 및 생태학적 영향과 같은 다양한 공시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회계기준원의 이웅희 지속가능센터장은 “ISSB S1 기준으로 공개한다면 반드시 SASB 기준을 고려해야 제대로 된 S1 공시로 인정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SASB 기준은 ISSB 기준에 흡수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이를 활용해 현재의 ISSB 기준을 보완하는 데 활용하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ISSB는 다른 공시 기준인 GRI와 유럽연합(EU)이 마련한 공시 기준인 ESRS가 사용하는 지표도 재무적으로 중대한지 판단해 S1 공시에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도록 권고했다. S1 기준은 공시 지표를 제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14명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위원으로 선임돼 ESG 정보공시의 글로벌 표준안을 만들고 있는 백태영 위원(성균관대 경영학 교수)는 “S1 공시에서 공시 주제를 정할 때 SASB 기준을 꼭 고려하라는 것”이라며 “주제를 정하면 어떤 지표로 그 주제의 공시를 채우느냐가 문제인데 이 때 ESRS나 GRI 기준이 제시하는 지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ISSB는 기후공시 기준인 S2에서 산업 공통의 스코프 1, 2,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를 의무화했으나 SASB 기준을 활용한 산업별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는 금융배출량만 의무화하고 나머지 산업의 경우 한시적으로 자발적 공시로 남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