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ESG경영 키워드 ‘S.M.A.R.T’...기업간 동맹도 활발

전경련 분석. 기구설치·측정수단·동맹체결·소비자관계·친환경기술 등. 중소기업 ESG 돕는 'K-ESG 얼라이언스'를 발족

2021-04-14     김도산 기자
ESG 우수 기업들.

[ESG경제=김도산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의 ESG경영 지원시스템을 적극 가동하고 있다. 전경련은 특히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들까지 ESG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확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에게 ESG 트렌드 및 관련 법규 제정 움직임, 글로벌 논의 등을 정리해 소개한다. 아울러 ESG 관련 협의기구도 잇따라 만들고 있다.

전경련은 14일 'K-ESG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회원사를 중심으로 ESG 관련 정보를 공유하자는 게 설립 취지다. 이 모임은 이미 ESG 경영에 대한 준비가 돼있는 대기업보다 주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위주의 ESG 경영 확산을 위해 만들어졌다.

전경련은 또한 ESG경영을 선도하는 국내 10대 그룹의 경영 사례를 분석해 다른 기업들에 소개했다. 그 특징은 '스마트'(S.M.A.R.T)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자료=전경련

Structuring 기구설치 구조화 가속화

10대 그룹 중 7개사는 ESG위원회를 설치하거나 기존 위원회를 확대 개편했다. LG, 현대중공업 등 두 곳은 올 상반기 중 설치 예정이다.

기존의 CSR이나 IR 조직을 ESG 기구로 확대 재편하는 사례도 많다. 주요 대기업은 ESG위원회를 이사회 안에 두고,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ESG 요소를 반영하고 점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전경련은 "ESG경영의 성공을 위해선 단순히 관련 조직이나 기구를 두는 것으론 충분하지 않다"며 "최고경영자와 이사회를 정점으로 전 사적인 역량이 ESG 실행에 투입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ESG는 사회공헌사업 처럼 비즈니스와 동떨어진 특별한 활동이 아니라, 일상 비즈니스 전과정에 녹아들어 실행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아무리 CEO가 실행을 외쳐도 조직과 직원들이 스스로 그 의미를 알고 움직여주지 않으면 메아리 없는 외침에 불과할 것이란 지적이다.

Measure 국제인증 등 측정가능수단 확보 주력

환경·사회 분야의 가치를 계량화하려는 시도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이후 사회·환경지표를 계량화해 발표하고 있다. 이 분야에선 SK그룹도 적극적이다. SK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을 설립해 사회적 가치의 화폐화를 추진하고 있다.

10대 그룹은 환경, 반부패 등 환경·사회 분야의 국내외 인증에도 적극적이었다. 이는 ESG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객관적 척도로 활용된다.

기존의 환경, 안전, 반부패 등 분야의 국제인증인 ‘ISO’가 대표적이다. 탄소중립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RE100' 가입이 그 중 하나다.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하는 것으로 SK그룹 8개사, LG화학 등이 가입했다. 또 탄소공개프로젝트인 CDP에도 많은 기업이 참여했다.

Alliance 적극적 동맹 체결

ESG와 관련된 경쟁사 간, 이업종 간 동맹 체결도 이어지고 있다. GS건설과 LG유플러스는 산재예방을 위한 스마트건설 기술 개발에 나선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ESG 공동 펀드를 조성한다. 이 펀드를 통해 혁신 정보통신기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롯데중앙연구소와 한솔제지는 카카오 열매 성분이 함유된 친환경 종이포장재인 카카오 판지를 공동 개발한다. 다수 기업이 참여하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을 목표로 현대차, GS에너지, 한화에너지, 효성중공업 등 10여개사는 에너지 얼라이언스를 체결했다.

Relations 소비자·협력사 관계 중심 프로젝트

공급망 관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협력회사 리스크 통합관리시스템인 G-SRM 등 다양한 IT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현대제철은 매년 공급망 ESG 평가를 실시해 노동·인권, 환경·관리, 윤리·준법, 안전·보건 등 잠재적 리스크를 점검 중이다.

한편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ESG 활동도 활발하다. 롯데케미칼은 소비자 대상 페트병 재활용 캠페인인 '프로젝트 루프'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는 소비자들이 환경보호 활동에 일상적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소비자들이 용기를 가지고 이마트 매장을 방문하면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를 본품 가격 대비 35~39% 할인된 가격에 채울 수 있다. 이 밖에 GS리테일의 무라벨 생수 출시, 세븐일레븐의 '라(벨)떼(기)는 말이야' 캠페인, LG생활건강의 그린제품심의협의회 운영 등도 소비자 대상 ESG 경영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Tech 친환경 등 기술개발 및 투자

현대모비스는 수소차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수소연료전지 공장 추가 설립 부지와 규모를 검토 중이다. LG와 SK는 '썩는 플라스틱'을 공동 개발한다. 롯데는 롯데케미칼 등 주요 화학 계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제품 생산, 기후변화 대응 등 4대 핵심과제에 약 5조2000억원 규모로 전략적 투자를 확대한다.

포스코 에너지의 플라즈마 기화기를 활용한 대기배출물질 제로 기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그린수소 기술 투자를 통한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전경련은 "앞으로도 국내외 기업들의 ESG 경영 사례를 적극 발굴해 기업들에 공유하는 한편 우수사례를 적극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간 ESG 협력 주요 사례>

국내 주요 기업간 ESG 협업 사례. 자료 = 전경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