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 막말 파문 ...ESG경영 후진성 드러내
文대통령, 즉각 감찰 지시로 발빠른 대응
[ESG경제=이승조 기자] 더불어민주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의 막말 파문이 일파만파의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즉각 감찰을 지시해 청와대까지 나선 형국이다. 마사회 노조도 13일 김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14일 한국마사회 노조와 SBS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려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이의를 제기하는 담당 직원에게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 인사 담당인 A모씨는 지난해 11월 국민권익위원회 개선권고에 따라 임의채용 규정이 삭제돼 채용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김 회장의 채용 지시에 난색을 표했다. 그러자 김 회장은 “내가 12년 국회의원을 그냥 한 줄 아느냐”며 욕설과 함께 담당자를 심하게 질책했다는 것. 담당자는 다시 감독기관인 농식품부에 확인 요청을 했지만 특별채용 불가라는 회신을 받아 재차 김 회장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정부지침이든 나발이든 이 새X끼야. 법적 근거는 마사회법이 우선이지, 새X끼야”라며 또다시 막말을 쏟아냈다.
담당자가 마사회법이 아니라 마사회 내규라는 점을 들어 불가능함을 설명하자 김 회장은 막무가내식으로 윽박지르며 담당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담당자는 이후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아 휴가를 내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인사담당 본부장도 사표를 냈다.
김 회장이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려던 측근은 결국 월 700만원의 급여를 받는 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김 회장은 “결과적으로 채용하지 않았으니 부정 채용은 아니다”라며 “업무에 대해 질책하던 중 부적절한 언행이 있어 당사자에게 사과했다”고 말했다.
제주 출신인 김 회장은 제주도의원을 거쳐 더불어민주당 등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로 일시적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2019년 기준 자산 2조 5000억 원, 매출 7조 4000억 원, 순이익 1400억 원을 올린 알짜 공기업이다. 이 때문에 직원 2700여명의 거느린 마사회 회장 자리는 낙하산 인사들이 선호하는 곳이지만 각종 사건·사고로 자주 도마 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대외적으로 윤리경영, 사회책임경영, 동반성장 등을 표방하며 정부의 주요 시책을 따르고 있지만, 채용비리 등 잇단 물의를 일으키고 있어 ESG 관점에서 기관의 전반적인 경영실태를 재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