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투자 전도사 블랙록, 인종평등 감사에 앞장
인종평등 외부 감사 동의에 이어 기후변화 관련 로비활동 공개 요구
[ESG경제=이신형 기자]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글로벌 ESG의 전도사로 통한다. 주식을 매입한 투자 기업들에게 탄소배출 감축 등 ESG경영 실행 계획을 요구한다. 실행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빼거나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블랙록은 인종차별 등 내부 경영에 있어 일부 투명하지 않은 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탄소배출 기업에 대한 투자 거부도 립서비스일 뿐, 여전히 탄소금융에 적잖은 자금을 투입하는 '그린워싱'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도 노출됐다.
이런 가운데 블랙록은 최근 자사에 대한 인종평등 감사 실시에 동의했다. 블랙록은 북미서비스노동자국제연맹(SEIU: Service Employment International Union)로부터 인종평등 외부 감사 제안을 받은 상태였다. 제안 이후 내부 검토를 거쳐 자사의 인종적 다양성과 인종평등, 포용성 노력이 이해당사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외부 감사를 받는 데 전격 동의했다.
미국의 인종평등 감사는 기업의 정책과 관행,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 및 유통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부문에서 진행된다.
미국 기업들은 오랜 역사와 문화 속에 뿌리내린 인종차별과 관련된 사안들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들의 행동이 진행되면서 인종정의 구현을 위한 계획들을 잇따라 공시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와 코어시빅도 인종평등 감사에 대한 유사한 약속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아직 이런 감사에 반대하고 있다. 존슨앤존슨과 아마존 처럼 ESG경영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도 아직 인종평등 감사에 대한 표결을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두 기업은 조만간 제도 도입을 표결에 붙일 예정이다.
블랙록, 기후변화 관련 로비활동 공개에 적극성
한편 미국에선 정부의 저탄소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로비를 벌이는 반 ESG적 기업들을 공개하는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난해 열린 쉐브론 주주총회에서 쉐브론 대주주인 블랙록은 저탄소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한 로비활동 공개를 요구하는 주주들의 요구를 승인했다.
이를 계기로 관련 로비활동 공개가 확산하며 보험사인 AIG와 철도회사 CSX 및 전력회사 듀크에너지, 퍼스트에너지, 엔터지의 5개 에너지 기업이 관련 로비활동을 보고하기로 했다.
블랙록은 2020년 연차보고서를 통해 탄소제로 약속을 발표했다. 블랙록은 이를 이행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활동시, 탄소제로 목표에 부합하는 사업계획 공개를 기업에 요청하고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주주 제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로 했다.
또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투자가 탈탄소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보를 제공하기로 하고, 주식과 채권 펀드에 대한 기후변화 지표와 탄소제로 목표에 부합하는 채권 및 주식 종목 비중도 발표하기로 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올 연초 투자 기업 CEO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2020년 중 뮤추얼펀드 및 ETF 등을 통해 전 세계 지속가능성 자산에 약 300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는 2019년 대비 96% 증가한 규모”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변화 노력을 올해도 한층 가속화할 것”이라며 “우리의 이러한 자본배분 방식에 변화와 관련해 모든 기업의 경영진과 이사회는 자사 주식에 미칠 영향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