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지구의 날에 던진 유엔 화두는...'생물 다양성'

생물 다양성 훼손으로 인류는 감염병 확산 위험에 끊임없이 노출.

2021-04-22     이신형 기자

[ESG경제=이신형 기자] 갈수록 피해를 키우는 대서양의 허리케인과 아시아의 태풍, 홍수,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 산성화가 가속화하는 바다, 미세 플라스틱의 위협에 노출된 식탁, 점점 더워지는 여름, 생물 다양성 약화. 온갖 바이러스 팬데믹까지 22일 '지구의 날'에 지구가 인류에 보내는 위험 신호는 차고 넘친다.

유엔은 22일 지구의 날 메시지를 통해 “불법적인 야생동물 거래 등 생물 다양성을 해치는 범죄 뿐 아니라 삼림 파괴와, 토지 용도 변경, 농업과 축산의 확대와 같은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이 초래한 자연의 변화와 기후변화가 코로나19와 같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감염병 바이러스와의 접촉과 확산을 배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에 따르면 인류는 4개월마다 새로운 감염병에 걸리고 이중 75%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된다. 감염병과 생물 다양성 사이의 상호관계를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다.

생물 다양성은 식물과 동물에 국한한 개념이 아니다. 식물과 동물의 종 사이의 유전적 차이와 동식물과 인간이 상호작용하면서 살아가는 산림이나 경작지 등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인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물 다양성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유엔은 현재 약 100만 종의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끊임없는 인간의 개발활동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지도 급격하게 감소했다.

생물 다양성과 인류의 건강은 불가분 관계

생물 다양성의 변화가 인류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인수공통전염병의 발생 원인으로 인간 활동에 의한 환경 변화를 지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박쥐와 관련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전염되는 것은 농경지를 확보하기 위한 벌채로 박쥐의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인간과의 접촉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미국 애리조나대학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SA)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지구의 80% 이상이 자연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인간의 활동에 의해 변형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은 공중 보건과 세계 경제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생물 다양성은 병원균의 급격한 확산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생물 다양성이 (팬데믹의)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인간의 자연자원 개발 활동으로 야생동물 종의 개체수가 감소하면 특정한 숙주나 바이러스가 선호하는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져 전염병이 창궐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유엔은 따라서 “코로나 바이러스 시나리오에서, 인류의 당면 우선과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는 것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서식지와 생물 다양성 손실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