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인재 어디 없나요?...찾는 곳 많지만 구인난
글로벌 네트워킹 사이트 링크드인 보고서 지적 녹색역량 갖춘 인재 수급 불균형 나라마다 심화 녹색 고용시장은 경기침체 시기 좋은 취업 기회
[ESG경제=이진원 기자] 전 세계적으로 ESG경영 바람이 불면서 환경 등 지속가능성 담당 인력에 대한 기업 등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인력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인맥 쌓기 플랫폼인 링크드인(LinkedIn)이 최근 채용 정보를 기반으로 작성한 최신판 ‘녹색역량 보고서(Green Skills Report)’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에 전 세계적으로 ‘녹색역량(green skill)’을 가진 인재의 부족 현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역량이란 지속가능하고 자원효율적인 사회에서 살면서 그런 사회를 발전시키고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지식, 능력, 가치, 태도를 말한다. 국가마다 친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모드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녹색역량을 갖춘 인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캐런 C. 세토(Karen C. Seto) 미 예일대 교수와 크리스토퍼 분(Christopher Boone) 애리조나 주립대 교수가 최근 전 세계 채용 광고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녹색 일자리 수급 불일치가 심각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녹색역량 일자리 전체 고용시장의 13% 넘어
이번 링크드인 보고서에 따르면 링크드인에 올라온 전체 채용 정보 중에 녹색역량을 요하는 일자리의 비율은 2015년 9.6%였던 것이 2021년에는 13.3%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친환경 기술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관련 전문가를 채용하려는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최소 한 가지 이상의 녹색역량을 요구하는 채용공고 수는 2015년 이후 지금까지 8%가 늘어났지만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인재풀은 6%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는 세토,분 두 교수의 분석 결과와 일치한다.
이와 관련해 링크드인 글로벌 공공정책을 담당하는 수에 듀크(Sue Duke) 국장은 "녹색역량을 가진 인재의 수급 불균형 때문에 기후목표를 달성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녹색 일자리의 지속적 성장은 노동시장의 변화에 직면한 구직자들에게 좋은 뉴스다. 녹색역량을 키우는 구직자들에게 앞으로 더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녹색인재 수급 불균형 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이 나서 구직자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들까지 녹색역량을 개발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원 열풍 속에서도 지속가능 분야는 채용 중
보고서 지적대로 전 세계적 경기둔화와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채용 속도를 줄이고 있지만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인재 채용이 지속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다. 실제로 미국만 해도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한 편이긴 하나 빅테크에서 시작된 감원이 금융 등 다른 분야로도 확산되는 등 고용시장이 안갯 속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시작된 후 미국 기업들의 감원 상황을 추적 중인 사이트인 Layoffs.fyi에 따르면 미 기술 기업들은 올들어 19만20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코로나19가 터진 2020년 3월부터 12월 사이 해고된 8만 명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숫자다. 2021년에는 1만5000명이 직장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