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산불 피해’ 급증에 보험사 두손 들어

美보험사 스테이트 팜, 캘리포니아서 손해보험 판매중단 이상기후로 자연재해 급증...플로리다서도 주택보험 포기 캐나다 동부 노바스코샤에 산불...1만8,000명 긴급 대피

2023-05-30     홍수인 기자
해마다 대규모 산불로 피해가 급증하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산불로 송전탑까지 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SG경제=홍수인 기자]  산불 피해가 크게 불어나자 보험사가 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 대형 보험사인 스테이트 팜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주택손해보험 판매를 중단했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테이트 팜은 지난 26일 성명에서 "모든 기업과 개인 손해보험을 포함해 신규 접수를 중단하겠다"며 "건축비용이 물가상승률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하고, 재해 노출의 위험이 높아졌으며, 어려운 재보험 시장 상황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보험정보연구소(III)에 따르면 스테이트 팜은 지난해 기준 캘리포니아에서 보험료 기준으로 가장 많은 고객을 보유한 업체다.

스테이트 팜의 이같은 움직임은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최근 수년 간 미 서부지역에서 가뭄과 산불 등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캘리포니아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산불 7,490건이 발생해 1,467㎢(서울의 2.5배)가 소실됐다. 9명이 사망하고 876개 건물이 파손됐다.

악시오스는 "갈수록 기상재해가 잦아지고 강도가 높아지면서 주민들과 지역사회의 회복력이 위기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험사와 금융회사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 모색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는 보험사의 이같은 움직임에 주택 소유주들을 보호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리카도 라라 캘리포니아주 보험국장은 화재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보험사들이 주택 보험 계약을 해지하거나 갱신을 거부하려면 1년 유예 기간을 두도록 하는 제도를 지난해 11월 발표했다.

이상 기후로 대형 손실이 발생한 데 따른 보험사의 판매 중단은 캘리포니아뿐만이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루이지애나주와 플로리다주에서 일부 보험사들이 허리케인 시즌을 앞두고 잇따라 주택 보험 계약을 중단했다. 특히 올해 허리케인 시즌에는 재보험료가 급등해 주택 소유주들이 내야 할 보험료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1970∼2021년 이상기후로 발생한 재해는 지구촌 1만2,000건에 달한다. 이로 인한 손실은 4조3,000억 달러(약 5,7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민 1만8,000명이 대피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 새비지 핼리팩스 시장은 전날인 28일 핼리팩스 인근 해먼드 평원과 탄탈론, 포크워크 일대 수천 가구에 강제 대피령을 내렸다. 핼리팩스에는 7일간 지역 비상사태가 선포돼 학교까지 다수 폐쇄됐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9일 트위터를 통해 “노바스코샤주 산불 상황이 매우 심각하며,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강풍과 바짝 마른 나무로 인해 산불이 커지면서 주택 수십 곳이 피해를 봤고 구조 작업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