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도 ‘탄소 줄이기 경쟁’...한국 항공사 ‘발등의 불’
'항공업 유엔총회' IATA총회 이스탄불서 개최…‘넷제로’ 최대 이슈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전환 논의…대한항공 2026년 도입 예정
[ESG경제=홍수인 기자] ‘탄소 줄이기’가 항공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항공업계의 유엔총회'로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가 4일(현지시간)부터 사흘 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다.
올해로 79회째인 IATA 연차총회에는 전 세계 항공사와 항공기 제작사 등이 참여한다. 총회 기간 세계항공운송정상회의(World Air Transport Summit·WATS)도 함께 열린다.
IATA는 총회 안내문에서 "항공업계는 '2050년 넷제로(탄소 순 배출량 0)'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속가능성 문제가 탄소에만 달린 것은 아니라는 점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IATA는 2년 전 미 보스턴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2050년까지 항공업계의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올해 총회에서는 항공산업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외에 다른 온실가스, 기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또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항공기 연료를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Sustainable Aviation Fuel)‘로 전환하는 방안도 다룬다.
SAF는 석유·석탄 등 화석 자원이 아닌 동물·식물성 기름,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의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다. 기존 항공유보다 2~5배 비싸지만,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전 과정에 걸쳐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보다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21년 SAF 운항 성공...프랑스, 단거리 비행 제한
미 유나이티드항공은 2021년 12월 100% SAF만 사용해 운항에 성공한 바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국내 항공업계 가운데 대한항공도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셸(Shell)과 현대오일뱅크 등과의 협약을 통해 2026년부터 아시아·태평양 노선 등에서 SAF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프랑스에서는 '탄소 감축'을 이유로 단거리 국내선 항공 운항을 금지했다. 기차로 2시간30분 거리는 비행기를 띄울 수 없어 파리에서 리옹 보르도 낭트를 가는 항공노선이 없어졌다. 프랑스의 단거리 비행 규제가 다른 나라로 확산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노선을 잃을 가능성에 직면한 항공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 2월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구호·복구에 항공업계가 기여한 점을 되짚어보고, 변화하는 에너지 환경과 공급망, 항공사 데이터의 소유권과 보안 문제, 엔데믹 이후 비즈니스·관광 여행 추세 등 현안을 다룬다.
IATA 집행위원회 위원인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은 올해 3년 연속 연차총회에 참석한다. 그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 회원사와 면담하고, 보잉·에어버스 등과 항공기 도입을 위한 협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IATA 연차총회는 협회가 설립된 1945년부터 매년 세계 각국 대도시에서 열렸다. 2019년 제75회 총회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