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 기후변화 위험의 대표사례…"가뭄 더해 병충해가 원인"
기온 올라 해충 활동지역 넓어져...고사한 나무 잘 타 올해 2000건 발생… 남한 면적의 절반 4.9만㎢ 소실
[ESG경제=김도산 기자] ‘사상 최악’이라는 캐나다 산불은 기후변화의 위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 산불이 예년보다 훨씬 넓게게 번진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에 병충해가 더해진 때문이라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온이 오르면 해충의 활동지역이 대폭 늘어나 화재에 더욱 취약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잎말이나방과(科)의 유충 피해에 주목했다. 소나무와 같은 침엽수림에 가장 치명적인 이 해충은 캐나다 남부 지역 중심으로 활동다가 기후 온난화 탓에 중부 및 그 위로 서식지를 넓혔다는 것이다.
해충으로 나무가 고사하고 가뭄으로 나뭇잎이 바짝 마른 환경에서 당연히 화재가 더 빠르고 넓게 확산한다. 캐나다 정부 소속 과학자 케이샌드라 월드런은 "잎말이나방과 유충은 남쪽의 전나무 서식지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더 북쪽으로 퍼져 말라죽은 가문비나무의 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캐나다 서부 산림지역에선 소나무 좀의 피해가 늘었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1990년대부터 2015년까지 소나무 좀 때문에 고사한 소나무 산림의 면적은 서울 면적의 30배인 4500만 에이커(1만8,200㎢)에 달했다.
캐나다에서는 산불이 흔하지만, 올해처럼 동부와 서부에서 동시에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넓은 곳을 태운 것은 이례적이다. 올해에는 2,000건 넘는 산불이 발생했다. 10년간 연평균의 약 15배에 달한다. 12일 현재 캐나다 전역의 산불 소실 면적은 1,210만(4.9만㎢) 에이커로 남한 면적의 절반에 해당한다.
캐나다산림청(CFS) 소속 과학자인 엘런 휘트먼은 "과학자로서 오랫동안 기후변화와 산불의 연관성에 대해 경고했지만, 이런 상황을 실제로 목도하는 건 힘들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