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수소환원제철업체 'H2그린스틸', 벤츠에 그린스틸 공급 계약

스웨덴 보덴에 건설 중인 수소환원제철소 ‘25년 가동 사브 등 세계 철강업계, 앞다퉈 탈탄소 전환 추진 독일 티센크루프 ’26년 가동, 포스코 ‘30년 실증사업

2023-06-15     이신형 기자
스웨덴 보덴에 건설 중인 H2 그린스틸 수소환원제철소.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보도자료

[ESG경제=이신형 기자]  스웨덴의 신생 철강업체 'H2 그린스틸(H2 Green Steel)'이 독일의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 벤츠와 연간 5만톤의 구속력 있는 그린스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벤츠와 H2 그린스틸의 공동 발표에 따르면 이번 계약을 통해 공급될 그린스틸은 벤츠의 유럽 프레스 공장에서 사용된다. 양사는 북미 벤츠 공장에도 그린스틸을 공급하기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H2 그린스틸은 수소환원제철로 철을 생산하는 스타트업으로 2025년 가동을 목표로 스웨덴의 보덴에 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보덴 공장은 재생에너지 전력과 그린수소만으로 철을 생산할 계획이다. 벤츠는 그린스틸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2021년 H2 그린스틸에 대한 지분 투자에 나섰다. 벤츠는 2039년까지 공급망의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다.

벤츠의 마르쿠스 샤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H2 그린스틸로부터 유럽 공장에서 사용할 연간 5만톤의 무탄소 철을 공급받기로 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와 H2 그린스틸은 탈탄소화된 탄력적인 지역 철 공급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북미 지역의 지속가능한 철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다음 단계의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철강업계 앞다퉈 수소환원제철 전환 추진

기존 고로 공정은 가공 유연탄인 코크스로 철광석의 산소를 제거하면서 다량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75%의 철강 제품이 이런 방식으로 생산되고 나머지는 전기로 등에서 생산된다. 따라서 철강산업은 다른 중공업보다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철강산업의 탄소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8%에 달한다.

수소환원제철은 탄소 대신 수소를 이용해 산소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철강업계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스웨덴에서는 H2 그린스틸 외에도 철강업체 사브(SSAB)와 철광석 생산기업 LKAB, 전력회사 바텐팔(Vattenfall)이 합작으로 설립한 또 다른 수소환원제철업체 '하이브리트(HYBRIT)'가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  2026년 철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하이브리트는 이미 그린스틸 시제품을 생산해 볼보와 벤츠에 납품하기도 했다. H2 그린스틸은 스페인 전력회사 이베르드롤라와 합작으로 23억유로를 투자해 스페인에도 그린수소 설비와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기존 철강업체도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한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최대 철강기업 티센크루프는 뒤스부르크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250만톤 규모의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제철소 건설에 20억 유로(약 2조7700억원)를 지원하기로 하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 2030년 실증설비 개발 목표 

세계 최대 철강기업인 중국 바오우도 세계 최대의 철광석 생산업체인 호주 리오틴토와 탄소 감축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MOU에는 중국에서 수소환원제철소를 시범 운영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인도의 타타스틸도 철광석의 산소를 제거하는데 사용하는 환원제를 수소나 다른 청정연료로 대체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지난 4월 고로에 수소를 주입하는 테스트를 실시했다.

포스코는 2025년까지 수소환원제철 설계기술을 개발하고 2030년까지 100만톤급 실증설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상용화 부지는 경북 포항의 현 제철소 인근에 새로 조성해 2050년까지 현재의 제철설비를 모두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