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 꼈다가 미세플라스틱이 눈에?...中 연구진 가능성 제기

中 난징대 연구진 예비연구 결과..."추가 심층 연구해야" 촉구 매일 10시간 착용 시 연간 미세플라스틱 입자 9만개 노출 위험 연구진 “미세플라스틱 노출로 인한 눈 건강 심각하게 따져봐야”

2023-06-23     이진원 기자
사진=픽사베이

[ESG경제=이진원 기자]  콘택트렌즈를 끼다가 자칫 미세플라스틱이 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버려진 콘택트렌즈가 알갱이 형태로 으스러져 미세플라스틱 조각으로 바뀌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연구는 종종 등장했지만 콘택트렌즈로 인해 눈으로 미세플라스틱이 흘러 들어가 우리 건강을 직접 위협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된 것이다.

비영리기구인 미국화학학회(American Chemistry Society)가 발행하는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최근 실린 예비연구에 따르면 중국 난징대 연구진은 하루 10시간씩 착용한 콘택트렌즈에서 연간 9만 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나올 수 있다고 추정했다. 예비연구는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하기 전에 제안된 방법론을 검증하기 위하여 준비개념으로 실행하는 작은 규모의 실험 연구다.

눈으로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

연구진은 “우리 연구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에게 직접 노출되는 경로를 보여준다”면서 “이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노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눈 건강 위험을 시급히 평가해 봐야 한다는 사실을 환기시킨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다양한 브랜드와 다양한 수명의 재사용 가능한 콘택트렌즈 6종을 수집했다. 정상적인 마모를 모방하기 위해 렌즈를 물에 보관했다. 햇빛을 모방한 램프 아래에 놓은 뒤 10시간마다 세 번씩 물로 헹궜다.

이어 렌즈에 30일 내지 90일에 해당하는 햇빛을 각각 쏘인 뒤 렌즈가 보관된 물을 분석했더니 수명이 짧은 렌즈일수록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배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후속 연구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콘택트렌즈 분해에 최대 500년 걸려

전 세계적으로 최대 1억4000만 명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콘택트렌즈 시장은 지난해 99억 달러(약 12.9조원), 올해 103억5000만 달러(약 13.5조원)에 이어 2030년까지 연평균 5.8%씩 성장해 154억 달러(약 2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콘택트렌즈는 일단 매립되면 분해되는 데 100년에서 최장 500년이 걸리기 때문에 토양과 수질로 오염 물질이 누출될 수 있다.  지난해 봄 myvision.org이 콘택트렌즈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미국 성인 11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10명 중 6명에 가까운 59.7%가 다 쓴 콘택트렌즈를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실 변기나 배수구에 넣어 버린다고 답한 사람도 4명 중 1명 가까운 23.4%나 됐다.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미세·나도 플라스틱 섭취

한편 지금까지 인류가 생산한 100억 톤의 플라스틱 중 무려 60억 톤이 매립지에 방치되거나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또 전 세계 바닷새의 90% 이상이 내장에 플라스틱이 들어있을 정도로 플라스틱은 야생동물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이 건강에 미치는 위협과 관련해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는 사람들이 매주 최대 5g의 미세플라스틱과 나노 플라스틱을 무심코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대략 신용카드 한 장에 해당하는 양이다.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여성의 혈액에 남거나 장기(臟器)에 축적되어 태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는 미세플라스틱이 세포 내 발암 현상(carcinogenesis)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