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물이 ‘졸졸’…태양에너지로만 ‘대기 수분 응집’

포항공대·UC버클리 개발…"물 부족 해결할 지속가능 기술 확인" 지구상 가장 덥고 습도 7% 이하인 美 데스밸리에서도 물 확보

2023-07-07     홍수인 기자
사막에서 물을 생산하는 응집기 연구 관련 이미지. 사진=연합뉴스(포항공대 제공)

[ESG경제=홍수인 기자] 금속 유기구조체를 이용해 대기에 있는 수분에서 물을 모으는 응집기가 국내외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응집기를 사용하면 물이 부족한 사막에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수자원 확보가 가능해진다.

포항공대(포스텍)의 송우철 환경공학과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의 오마르 음완네스 야기 화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대기 중 수분에서 물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워터'에 6일(현지 시간) 실렸다.

세계 각국의 물 부족 현상은 중대한 생존 문제가 되고 있고, 최근 이상기후로 더욱 심각해지는 실정이다. 남미 우루과이는 70년 만의 최악 가뭄으로 파소 세베리노 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1.7%까지 하락했다.

세계 각국은 물 확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바닷물을 이용해 식수를 얻는 해수담수화는 화석연료가 주원료란 한계가 있고, 대기 중 수분을 모으는 방법은 습도가 70% 이하인 지역에서는 큰 에너지가 필요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포항공대와 UC버클리 연구팀은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가 결합돼 1∼2나노미터(㎚) 크기의 매우 작은 구멍을 포함한 다공성 물질 MOF에 주목했다. 표면적이 큰 MOF는 대기 중 수분을 모으는 흡착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MOF를 사용해 밤에는 대기 중 수분을 흡수하고 낮에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흡수한 수분을 액체로 모으는 응집기를 개발했다.

지난해 6월 미국 버클리지역에서, 8월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덥다는 데스밸리 사막에서 이 응집기를 사용해 물을 모으는 실험을 진행했다. 데스밸리 사막은 낮에는 섭씨 57도를 웃돌고 상대습도가 7% 이하인 건조한 환경이다.

실험 결과 버클리지역과 데스밸리 사막에서 MOF 1㎏당 하루 최대 물 285g과 210g이 각각 생산됐다. 이는 기존 응집기가 생산한 물의 양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특히 연구팀이 개발한 응집기는 다른 에너지원이나 외부 전력 공급원 없이 순수하게 청정에너지인 태양에너지로 물을 생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송우철 포항공대 교수는 "환경문제와 맞물려 갈수록 심각해지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기술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전 세계 어디든 지형과 기후조건에 상관없이 수자원 확보가 가능해 지속 가능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