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 "극한 기후, 새로운 수준 도달"…17년전 '불편한 진실' 재조명

NYT 인터뷰 "우리는 기후위기 해결법 알아…탄소배출 줄여야" 넷제로 달성하면 30년 안에 인류 배출한 탄소의 절반 소멸 예상

2023-07-19     홍수인 기자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ESG경제=홍수인 기자]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세계 곳곳에서 '극단'이 이제 새로운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고 평가하며 최근 이상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17년 전 유명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린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어 전 부통령은 "북대서양의 기온(상승)과 남극 빙하의 전례 없는 감소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며 "(미국) 뉴욕주 북부, 일본 남부, 인도에서도 이런 현상를 목격하고 있고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등에선 전례 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밤 TV 뉴스를 보는 것은 요한계시록(심판, 종말 등을 예언한 성경)을 통해 하이킹을 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그러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저렴해진 청정에너지, 전기 자동차 보급 확대 등을 볼 때 선진국들이 탄소 배출량을 빠르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인류가 화석 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방출을 더 빨리 멈출수록 전 세계 온도가 더 빨리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어 전 부통령은 "(탄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넷제로에 도달하면 3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더 이상의 기온 상승을 막을 수 있다"며 "진정한 넷제로 상태를 유지하면 30년 안에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절반이 대기에서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그는 "오늘날 세계에서 사용되는 모든 에너지의 80%는 여전히 화석 연료에서 나온다"며 석유, 가스, 석탄 회사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을 하고 있고 반(反)기후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꼬집었다.

고어 전 부통령은 특히 "화석 연료 기업들이 매년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에서 계속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올해 열리는 제28차 COP 의장을 맡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석유회사 대표인 술탄 아흐메드 알자비르는 의장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고어 전 부통령은 2000년 대선 패배 이후 환경운동가로 활동해왔으며, 2007년에는 지구온난화 문제에 앞장선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