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되는 전기차 시장 주도권 경쟁...포드·BMW, 美 전고체 배터리社에 1460억 투자
2018년 현대차와 삼성도 투자에 참여 전기차 시장 주도권 다툼 치열해질 전망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 더 싸고도 강력한 배터리 개발을 통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포드자동차와 BMW 등이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인 미국의 신생기업 솔리드 파워에 1억3000만달러(약 1457억원)를 투자하며 전기차 시장 주도권 다툼이 더욱 심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4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투자는 시리즈 B 단계 투자로, 포드와 BMW가 주도하는 가운데 벤처 캐피털인 볼타 에너지 테크놀로지도 참여했다. 스타트업 투자는 시리즈에 따라 A, B, C 등의 명칭이 붙는데, A는 최초 투자, B는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품화될 때의 투자, 그리고 C는 시장을 확장할 단계의 투자를 말한다.
피터 램프 BMW 배터리 셀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투자 유치로 솔리드 파워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써 2030년까지 미래 전기차에 들어갈 전고체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MW는 지난달에도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기술로, 리튬이온 배터리의 폭발 우려와 크기·수명 등 단점을 보완하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서 고가고, 실제로 차에 장착했을 때 알려진 것만큼 우수한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지, 혹은 업계의 수요를 맞출 수 있을 만큼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솔리드 파워는 자사가 현재 자사의 기술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50%더 높은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포드와 볼타 에너지는 앞서 2018년에도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와 함께 2600만달러 규모의 솔리드 파워의 시리즈 A 단계 투자에 참여했었다.
포드와 BMW는 솔리드 파워와의 합의에 따라 내년부터 시험용 전고체 배터리를 인도받고, BMW는 2025년 이전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시제용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더그 캠벨 솔리드 파워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초 시험용 생산라인에서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삼성 SDI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에 참여
국내에서는 최근 현대차가 리튬이온·전고체 배터리 기술 모두의 내재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구자용 현대차 전무(IR담당)는 지난달 22일 열린 지난 1분기(1~3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사 주도로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2025년 시범 양산하고 2027년에 양산 준비에 나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삼성 SDI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 SDI는 자체 개발 프로젝트 외에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일본연구소와 협력해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1회 충전으로 주행거리 800km, 1000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전고체 배터리 관련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일본의 도요타로 보유 특허만 1000여개에 달한다. 도요타는 2028년까지 자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시험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탑재 전기차를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