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의 옥시덴탈, 캐나다 탄소포집 기업 11억불에 인수

홀루브 CEO “공기 중 탄소 제거하는 DAC 구축이 석유·가스 사업에 도움” 워런 버핏, 올 상반기 옥시덴탈 지분 25% 이상으로 늘려…'에너지사업 유망'

2023-08-28     김강국 기자
캐나다 기업 카본 엔지니어링의 대기 중 탄소포집 시설. 사진=코퍼릿나이츠 캡쳐

[ESG경제=김강국 기자]  미 석유기업 옥시덴탈 페트롤리움(Occidental Petroleum)이 지난주 캐나다 기업 '카본 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을 11억 달러에 인수했다. 카본 엔지니어링은 DAC(Direct Air Capture) 기술을 활용해 탄소를 포집하는 기업이다. 옥시덴탈은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60년 이상 석유와 가스를 계속 추출하면서도 기후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 경제전문매체 코퍼릿나이츠에 따르면, 옥시덴탈은 이번 인수를 완료한 후 약 100개의 DAC 공장을 건설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여 땅에 묻거나 콘크리트 혹은 항공 연료와 같은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키 홀루브(Vicki Hollub) 옥시덴탈 최고경영자는 “옥시덴탈은 이번 인수를 통해 가장 자본 효율적이고 가치 있는 방식으로 DAC 구축을 위한 광범위한 개발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소를 대기에서 직접 포집하는 기술이 앞으로 60~80년 동안 석유와 가스산업이 보존될 수 있도록 돕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탄소 포집과 관련해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 시스템은 배출 지점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반면, DAC는 이미 대기 중에 있는 탄소를 흡수하여 저장하는 기술이다. 현재 DAC는 탄소 포집 기술 가운데 가장 비싼 방식이고 상용화 초기 단계라서 앞으로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소법)에 따라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로 꼽히며, 이미 옥시덴탈의 DAC 공장 중 일부가 이미 연방 보조금 수혜자로 선정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다니엘 프리드먼 카본 엔지니어링 최고경영자는 “옥시덴탈과의 이번 계약으로 우리는 공기 중의 대규모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 지속 가능한 넷제로(Netzero)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및 가스기업이 배출하는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면 그건 거대한 가치를 창출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일부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제거 기술이 적지 않게 부풀려져 있다며, 배출한 만큼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방안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DAC 방식으로 현재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분의 3을 포집하려면 현재 전 세계가 생산하는 전력의 절반 가량이 필요할 만큼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옥시덴탈 같은 화석연료 기업의 이산화탄소 제거 노력은 투자자들의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잇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의 유명 투자자 워런 버핏은 올 상반기까지 옥시덴탈의 주식을 꾸준히 사들여 현재 25%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렌 버핏은 석유나 가스의 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고, 화석연료 기업들이 주주 이익을 챙기고 석유 대신 대체 에너지에 투자하는 기업으로 변화하는 것에 매력을 느껴 투자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