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 전 부문 증가
2022 지속가능성 보고서, "작년 온실가스 13.2% 늘어" 최우선 과제로 '안전' 선정했으나 총기록 재해율은 2배로 폐기물 총배출량도 50% 증가...재활용 2배 증가는 고무적
[ESG경제=권은중 기자] 호텔롯데가 지난해 ESG 활동을 담은 ‘2022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글로벌 표준 지속가능경영 정보 공시 지표(GRI)를 토대로 펴낸 호텔롯데의 첫 보고서다. ESG경영을 위한 주요 과제와 최근 성과 및 향후 추진계획을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은 2021년에 비해 두자릿수인 13.2%나 늘었다. 이는 2030년 현재 탄소배출량을 10만t까지 줄여 2040년까지 탄소제로에 도전한다는 호텔롯데의 RE100 계획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는 것이다. 또 호텔롯데가 ESG경영의 1순위 목표로 삼은 재해율(총기록재해율 기준)도 호텔앤리조트 부문에서 전년에 견줘 2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보건관리 강화를 최우선 이슈로 선정한 까닭
호텔롯데는 회사의 주주 고객 등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5단계에 걸친 자료조사와 설문조사 등을 거쳐 ▲사업장 안전 및 보건관리 강화 및 시설 내 고객 안전 강화 ▲준법, 윤리경영 실천 강화 및 리스크 예방 및 관리 ▲인권경영 실천 및 구성원 차별금지 및 다양성 존중 ▲지속가능한 상품과 서비스 제공 확대 등 7가지 영역의 중대성 이슈를 선정했다.
7개의 이슈 가운데 사업장 안전 및 보건관리 강화와 시설 내 고객 안전 강화를 최우선 이슈로 뽑은 것은 코로나19와 중대재해처벌법 도입에 따른 고객의 안전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호텔롯데는 설명했다. 또 롯데면세점 전 영업점(영업점 7곳, 물류센터), 롯데호텔앤리조트 시그니엘 서울, 충남 부여리조트에서 ISO45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 규격 인증 사후심사를 완료했다고 성과를 밝혔다.
그런데 보고서를 보면 호텔롯데의 호텔앤리조트 사업부의 총기록재해율(TRIR: 총근로시간 대비 재해 빈도를 의미)은 1.89%로 전년 0.91%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체 산업 평균 TRIR(3.1%)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2020년 이후 매년 오르는 추세다.
공급망 발생 온실가스 전 부문 두자릿수 증가
호텔롯데 ESG경영의 또다른 문제점은 온실가스 배출규모가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했다는 것이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Scope1+Scope2)은 15만6324t으로 전년(13만8079t)에 견줘 13.2%가 급증했다. 제조업 아닌 서비스 판매업인데도 이렇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은 이례적이다.
부문별로 보면, 회사가 직접 배출한 온실가스인 Scope1은 4만5609t으로 전년 3만9488t에 견줘 15.5%나 증가했다. 구매 에너지 생산과정서 발생하는 간접배출량 Scope2 역시 11만715t으로 전년(9만8591t) 대비 12.3% 늘었다.
이런 증가 추세는 온실가스 배출이 필연적인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체에서조차 온실가스 배출이 줄거나 경미하게 늘어나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호텔롯데가 수출기업이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주변의 압박이 현실화하지 않은 탓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호텔롯데는 204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0만t으로 끌어내린다는 감축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법인 탄소 배출량의 기준점으로 삼은 2018년 16만4000t과 큰 차이가 없다.
폐기물도 줄지 않았다. 지난해 폐기물 총배출량은 7988t으로 전년 5323t에 견줘 50%나 늘었다. 폐기물량 역시 3339t으로 전년(2914t)에 견줘 14.6% 늘었다. 그렇지만 재활용량이 4649t으로 전년 2409t에 견줘 거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 매립과 소각 폐기물을 줄이려는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호텔롯데는 보고서에서 폐기물 발생 관련 내부 데이터 체계 구축 및 심사 프로세스를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친환경 포장재 사용 확대, 업사이클링 대상 제품 발굴 및 친환경 제품 구매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영향평가, 인권경영보고서 발행 등 인권경영 강조
호텔롯데는 사회 분야를 특히 강조했다. 2025년 글로벌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일하기 좋은 일터'를 달성한다는 목표 아래 일하기 좋은 직장과 다양성 존중, 상생협력, 사회공헌 분야에 대한 전략과 실적을 보고서에 담았다. 호텔롯데는 글로벌 가이드 라인을 충족하는 인권경영정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지난해 10월 법인 통합으로 인권경영정책을 수립해 인권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사업장 내 구성원 6000여명을 대상으로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해 인권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호텔롯데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태홍 대표이사는 보고서에서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면서, ESG경영의 내재화는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위기 속에서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지속가능 미래를 위한 기업의 역할과 영향에 대해 고민하고 임직원, 고객, 지역사회 모두 함께하는 여정을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