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탄소배출권 판매 줄어 수천억 손실 위기...적자전환 가능성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 스텔란티스, 테슬라 탄소배출권 구매 중단키로 .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 급감하면서 테슬라 실적 타격 불가피
[ESG경제=이진원 기자]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가 더 이상 테슬라의 탄소배출권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테슬라가 올해에만 수 천억원의 손실을 입게 생겼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피아트크라이슬러(FCA)는 2019년 5월부터 유럽의 엄격한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테슬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왔다. 그런데 올해 이 회사와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하면서 유럽의 환경 규제를 충족할 수 있게 되자 양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인 스텔란티스가 5일(현지시간) 더 이상 테슬라로부터 탄소배출권을 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것.
리처드 파머 스텔란티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텔란티스는 이로 인해 약 2억유로(약 2700억원)를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뒤집어 말해 테슬라의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이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는 뜻이다.
탄소배출권 판매는 테슬라가 올리는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왔다. 테슬라는 2012년부터 탄소배출권을 판매해왔는데, 그동안 FCA로의 판매 비중이 가장 컸다.
FT는 지난 1분기 테슬라의 전체 순익은 4억3000만달러였는데, 탄소배출권 판매로 올린 순익은 이보다 큰 5억1000만달러였다고 밝혔다. 즉, 탄소배출권 순익을 빼면 사실상 테슬라의 순익은 마이너스인 셈이다.
테슬라, 지난해 탄소배출권 팔아 전체 순익 두 배 넘게 벌어
지난해에만 테슬라는 전 세계에 탄소배출권을 팔아 17억달러를 벌었다. 이는 전체 순익인 7억 달러를 2배 넘게 웃돈 수준이다.
탄소배출권은 정부가 온실가스를 줄인 기업에 제공하는 일종의 인센티브로, 기준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은 적게 배출한 기업으로부터 의무적으로 배출권을 사야 한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여러 지역 정부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친환경 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들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탄소 배출 규정을 준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 자동차 회사들은 지난해까지 제조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킬로미터당 평균 95그램으로 줄이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했다.
이를 피하려면 스텔란티스처럼 테슬라 같은 친환경 제조사들로부터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식의 방법을 써야 하기 때문에 지난해 포드는 볼보, 폭스바겐은 전기차 브랜드인 MG와 각각 손을 잡았다.
한편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월 말 883달러까지 치솟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으나 하락세로 돌아서 현재 670달러 대를 형성하고 있다. 최고가 대비 약 25%가 하락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