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9일 개막...기후위기 대응 목표 놓고 이견 팽팽
'30년까지 온실가스 60% 감축과 재생에너지 3배 확대 계획에 서방국들 찬성...러시아‧중국‧사우디‧인도 등 강하게 반대
[ESG경제=이신형기자] 주요 20개국(G20)이 이달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정상회의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기후 목표를 둘러싼 사전 조율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G20은 지난 7월 열린 에너지 장관회의에서도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 문제는 오는 11월 아랍에미레이트공화국(UAE)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도 주요 의제로 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6명의 인도 소식통들은 정상회의에 앞서 쟁점에 대한 사전 조율을 위해 열린 G20 셰르파 회의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충 ▲온실가스 감축의 3가지 안건에서 여전히 견해차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회원국의 입장도 달라 ‘정상선언’으로 불리는 공동성명 발표를 위해 입장차를 조율해야 하는 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인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공동성명은 모든 의제에 대한 회원국의 완전한 합의가 있어야 발표할 수 있다.
셰르파 회이에 참석한 한 인도 관료는 “기후 목표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과 재생에너지 발전 능력을 3배 확충하는 문제와 관련된 문구를 놓고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3명의 소식통은 러시아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인도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3배 늘리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60% 감축하자는 서방 국가들의 제안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 소식통은 화석연료 생산국과 개발도상국이 탄소중립을 앞당겨 달성하기로 약속하려는 G7의 입장에 반발했다고 전했다.
기후 문제 논의 COP28로 넘어가나
COP28일 개최국인 UAE는 기후 문제를 COP28에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유로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술탄 알 자베르 COP28 의장은 지난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후장관 회의에서 COP28 개최 계획을 공개했다. COP28은 ▲패스트트랙 에너지 전환 ▲기후금융 문제 해결 ▲인류의 삶과 생계 문제 ▲완전한 포용성 등 4개 영역으로 나눠 논의를 전개하기로 했다.
알 자베르 의장은 COP28 의제에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모든 나라가 잔인할 정도로 정직한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신은 알 자베르 의장이 “화석연료(사용)의 단계적 감축”을 언급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알 자베르 의장은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의 지지를 얻고 있으나, 기후 활동가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의 역할이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지 않고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통해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냐는 시각 때문이다. 이는 전형적으로 산유국들이 선호하는 입장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COP28에서는 세계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3배로 확대하는 목표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알 자베르 의장이 밝힌 COP28 행동계획에 '패스트 트랙 에너지 전환'이 포함된 것도 이런 전망을 키우고 있다.
또한 2015년 파리기후협약 체결 후 온실가스 감축에 진전을 보인 나라를 평가하는 국제적인 실태조사 실시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UAE는 탄소 감축 실적이 부진한 나라를 “공개해 망신을 주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COP28의 행동계획 중 하나인 ‘완전한 포용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청년와 시민사회, 원주민 및 여성의 입장을 더 많이 대변하기 위한 계획이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