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움직이는 ESG...KIC, ESG 투자체계 구축
ESG 펀드 고수익에 투자사들 ESG 우선 기조 뚜렷 ESG 펀드 수익률 20% 이상...지난해 코스피 상승률 상회
[ESG경제= 김민정 기자] 국내외 기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바람이 불면서 ESG가 기업의 생존 필수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요소로 재무적인 지표를 넘어 ESG 성과도 중요하게 고려하는 추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ESG 투자자산 규모는 2012년 13조3000억 달러에서 2020년 40조5000억 달러로 8년 새 3배 넘게 증가했다. 국가별 투자 비중은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다. 블랙록은 지난해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시 최우선 순위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주목하고 수익의 25% 이상이 석탄에서 발생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뱅가드도 ESG 펀드 구성 시 성인 오락과 술·담배·무기·화석연료와 관련한 기업을 배제했고, UBS도 전 세계 고객에게 ESG 투자를 1순위로 권유한 바 있다.
한국투자공사, ESG 투자 중요성 강조
국내에서도 ESG를 중심으로 한 투자 방식이 늘고 있다.
우선 한국투자공사(KIC)는 지난 6일, BNP파리바·법무법인 세종 주최 'ESG 투자·파이낸싱 세미나'에서 모든 투자자산에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요소를 고려한다는 투자 전략을 새롭게 발표했다.
이날 최진석 KIC 투자기획실 부장은 “모든 대체자산 투자 시 ESG 측면에서 검토해 투자위원회에 상정한다"고 말했다.
또 세미나에 참석한 BNP파리바증권 권용관 DCM본부장은 “최근 민간 기업의 ESG 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BNP파리바를 비롯한 여러 금융기관에서 기업대출 심사 시 ESG 기준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KIC는 전체 투자자산군과 포트폴리오에 ESG요소를 고려하는 ESG 투자체계를 구축했다. 위탁운용사의 ESG 관련 정책, 전략, 인력, 교육제도 등도 점검하고 있다.
KIC는 2018년 12월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을 공표한 이후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정책서 내 책임투자조항을 신설했으며, 책임투자 업무지침도 제정했다. 더불어 ICGN(International Corporate Governance Network)과 OPSWF(One Planet Sovereign Wealth Funds) 등에 가입했고, 매년 ESG데이도 개최해 국내 공공 투자기관들과 책임투자 글로벌 트렌드, 우수 사례 등을 공유하고 있다.
또 KIC는 9일 런던지사 주관으로 8일(현지시간) 제12차 런던국제금융협의체를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하고, 영국에 진출한 한국 금융투자기관들과 ESG 투자에 대한 중요성 및 브렉시트 이슈 등의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런던국제금융협의체는 2018년 KIC 주도로 영국에 진출한 대한민국 공공·민간 투자기관 24곳이 참여해 출범한 단체다.
이에 앞서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전체 자산의 50%를 ESG 기업에 투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코스피 상승률 상회한 ESG 펀드 수익률
ESG 투자는 일반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더 뛰어나다. 전 세계 ESG 평가기관만 해도 125개 이상이며, ESG 평가 지표도 모건스탠리 SRI 지수와 CDP 지수, 다우존스의 지속가능성 지수 등을 필두로 1천개 이상이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7년 이후 ESG 지수인 MSCI 월드 SRI 지수는 일반지수인 MSCI 월드 지수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ESG 펀드 중 60%가 S&P500 지수 수익률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에서도 최근 1년간 ESG 펀드 수익률은 2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코스피 상승률인 17%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