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ESG 전담 조직 신설 빠르게 확산
중견 그룹, 금융 공기업 등도 잇따라 ESG 위원회 등 조직 마련 전략 과제와 방향성 검토, 세부적 논의 시작
[ESG경제= 김민정 기자] 국내 기업들이 잇따라 지속가능 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위원회’를 신설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2일 이사회 내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고 밝혔다. LG ESG위원회는 ESG 경영 관련 최고 심의기구로, 환경, 안전, 사회적 책임, 고객가치, 주주가치, 지배구조 등 ESG 분야의 기본 정책·전략을 수립하고 중·장기 목표 등을 심의하게 된다.
위원회에는 사외이사 전원(정병두, 윤성수, 김종우, 제현주 이사)과 사내이사인 CEO(최고경영자) 황현식 사장 등 5인으로 구성됐으며, 반기 1회 개최를 원칙으로 ESG 경영 활동에 대한 계획과 이행 성과 등을 종합 분석하고 관련 중대 리스크에 대한 대응책 마련 등의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에쓰오일 역시 12일 사내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전략관리총괄 사장이 위원장을 맡고 총 7명으로 구성되며, 매 분기마다 정례회의를 열고 ESG 경영활동에 대한 논의, 평가, 심의를 진행한다. 위원회는 ESG 관련 논의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CEO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그간 환경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2012년부터 전사적인 탄소경영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 왔다. 또 2050년까지 탄소 배출 넷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한 '그린비전 2050'을 수립하고 다양한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 분야에서도 인권, 고용, 사회공헌, 공급망 관리, 안전 관리 등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췄고, 2007년부터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다양성과 독립성이 균형을 갖춘 이사회와 산하 전문위원회를 통해 견제와 협력이 조화를 이루도록 개선 중이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계열사인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1일 ‘ESG 경영 선포식’을 개최하고, 친환경 전력기기 사업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 확대 계획에는 △친환경 경영을 통한 그린 임팩트 창출 △상호존중 및 참여를 통한 동반성장 도모 △공정하고 투명한 ESG 경영 실천 등 ESG 경영목표 달성을 위한 주요 전략과 함께 오는 2025년까지 수행할 단계별 핵심과제들이 담겼다.
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이를 뒷받침할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이사회 산하 소위원회인 ‘ESG 위원회’를 설치했고, 전담 조직인 ‘ESG 경영팀’을 신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별 환경규제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GIS와 친환경 절연유 변압기, 축발전기 등 친환경 제품군을 확대해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도 11일 이사회를 열고 ESG 위원회 신설을 결정했다. ESG 위원회는 독립적 운영을 위해 사외이사 4인(최만규, 박지형, 서정호, 이한주)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맡는다. 또 한화솔루션은 이날 2분기 케미칼 부분의 안정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계 넘어 공기업, 금융계도 ESG 경영 바람 한창
공기업에도 ESG 경영 바람이 거세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10일 부산 중구 중앙동 본사에서 ‘ESG 경영 추진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ESG 경영에 나선다고 밝혔다. BPA는 남기찬 사장을 단장으로 한 전담추진단을 구성하고, 항만위원회에 ESG위원회 분과를 신설해 ESG 경영 전반에 대한 계획 검토와 함께 이행사항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부산항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고 상생과 협력 등 사회적 가치를 항만 경영에 도입해, 항만 공기업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ESG 경영에 나서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BPA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항만 구현(E)’ ‘상생과 협력의 항만사회 활력 증진(S)’ ‘공정과 신뢰의 가치경영 실현(G)’이라는 ESG 경영의 3대 전략방향을 수립했으며, △항만 미세먼지 감축 △소통·협업 기반 지역사회 가치 증진 △윤리경영 강화를 통한 국민 신뢰 제고 등 9대 전략과제를 선정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도 올 1월 저탄소·친환경 공기업으로의 신속한 전환을 위해 ‘캠코형 ESG 가이드라인’을 도입했다. 캠코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은 ‘ESG 채권’ 발행을 통해 ESG 경영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캠코는 오는 2023년까지 총 3조 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며,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해 약 40조 원 규모의 ESG 채권을 국내외에서 발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건설사업관리(PM) 회사인 한미글로벌도 최근 이사회에 ESG 경영을 총괄할 ESG 위원회를 만들고, 이상호 사장을 필두로 하는 ESG 실무협의체를 신설했다. 한미글로벌은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김한얼 교수를 위원장으로 선임했으며, 더욱 높은 수준의 책임 경영을 실천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10일, 이사회 산하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지속가능경영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투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ESG위원회 설립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기업투자 △ESG 관련 채권 인수 및 상품 출시 △동반성장 및 상생가치 실현 △포용적 금융 및 사회공헌 확대 △지배구조 우수기업 상품 개발 및 투자 등 ESG 관련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