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은행, 금융배출량 적용 탄소중립 전환계획 마련
석탄ㆍ시멘트ㆍ해운업종 금융배출량 감축 목표 새로 설정 '22년말 기업 대출 중 금융배출량 넷제로 목표 대상 55% 증권인수 부문은 추후 과제로...“탄소중립에 금융업 역할 계속 커질 것”
[ESG경제=김현경 기자]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은행(Deutsche Bank)이 금융배출량과 공급망, 자사의 탄소배출을 포함한 2050년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새로 만들어 발표했다. 도이치은행은 작년말 현재 전체 기업 대출의 55%를 금융배출량 탄소중립 목표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석탄과 시멘트, 해운업종을 새로운 금융배출량 감축 목표 대상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은 제조업과 달리 탄소를 많이 배출하지 않는다. 대신 금융기관은 금융배출(대출이나 금융투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독일 최대 은행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에 대한 대출이 많은 도이치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이 은행은 지난해 석유와 전력, 자동차, 철강 등 주요 탄소 집약적 산업을 대상으로 금융배출량 감소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공급망 기업 80%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하기로
도이치은행은 2025년까지 자사의 공급망과 대출ㆍ투자 대상 기업의 80%가 탄소공개프로젝트(CDP)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자사의 스코프 3 배출량 감축을 위한 조치로는 ▶탄소 배출 데이터 수집을 위한 공급망에 속한 업체와의 협력,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 ▶비즈니스 출장 제한 등이 제시됐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이 은행은 2025년 에너지 절감 목표를 20%에서 30%로 확대하고 2025년까지 자체 전력 사용으로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석탄산업의 금융배출량은 2030년까지 49%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97%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시멘트의 경우 스코프 1과 2 배출량을 2030년까지 29% 감축하고 2050년까지 98%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해운산업은 포세이돈 원칙이 정한 방법론에 따른 탄소배출량 감축을 추진하게 된다.
해운산업 대출ㆍ금융투자에 포세이돈 원칙 적용
포세이돈 원칙(Poseidon Principles)은 금융기관이 해운업 대출을 결정할 때 기후변화 변수를 적용하도록 한 원칙으로 2019년 출범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해운업 대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씨티그룹, 소시에테 제네랄 등의 글로벌 은행이 포세이돈 원칙에 서명했다. 서명 은행들은 평가 원칙에 따라 매년 해운업 대출의 기후연계 정도를 측정하고 결과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도이치뱅크의 지속가능성 부문장은 “(자사의) 전환 계획은 탈탄소 경제에 있어 고객과 대중이 기대하는 우리의 역할을 명시한 것”이라고 밝히며 “넷제로를 위한 금융업의 역할과 관련 규제, 공시 제도가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로 인해 “지속적으로 (자사의) 넷제로 전환 계획을 수정하고 다듬어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도이치은행의 탄소중립 달성 계획에는 증권인수 업무 관련 탄소배출량(facilitated emission) 감축 방안이 빠져있다. 도이치은행은 이 업무와 관련된 탄소배출량 산정을 위한 국제적인 기준이 마련되는대로 감축 계획을 추가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