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유로 표시 SLB 발행 기업들,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률 양호

AFII, 연말 만기 도래 채권 발행 10개사 중 2개사 목표 달성 5개사 달성 전망...에넬 등 3개사는 달성 어려울 전망

2023-11-17     이신형 기자
올해 만기 도래하는 달러 및 유로 표시 지속가능연계채권 발행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률이 양호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로이터

[ESG경제=이신형기자] 올 연말 만기도래하는 달러와 유로 표시 지속가능연계채권(SLB)을 발행한 기업 10개 중 7개 기업이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후 관련 채권 싱크탱크 '인류세 채권연구소(Anthropocene Fixed Income Institute, AFII)'는 최근 연말 만기 도래하는 지속가능연계채권을 발행한 10개사의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 여부를 조사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속가능연계채권은 녹색채권이나 사회적채권과 달리 조달한 자금을 기업의 판단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발행 기업은 지속가능성 전략에 맞는 핵심성과지표(KPI)를 목표로 설정하고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페널티 금리를 지불해야 한다.

지속가능성 목표 달성 못하면 페널티 금리

지속가능연계채권은 2019년 처음 발행됐고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 1월 10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채권을 처음 발행했다.

보고서는 지속가능연계채권의 최대 발행자인 이탈리아 유틸리티 기업 에넬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에넬의 지속가능연계채권 가격은 목표 달성에 실패할 확률을 35%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에넬은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0번에 걸쳐 108억달러(약 13조9700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을 발행했다. 이들 채권의 만기는 모두 올 연말이다.

그리스 전력공사(PPC)와 남미 플라스틱 기업 산미구엘 인더스티라아스도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리스폰시블 인베스터(Responsible Investor)에 따르면 PCC는 지난해에도 이 회사가 처음으로 발행한 지속가능연계채권이 약속한 지속가능성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산미구엘은 2021년 3억8000만달러 규모의 지속가능연계채권을 발행하면서 재생플라스틱 사용과 폐기물 감축을 약속했으나, 2020년 이 두가기 목표 달성에 실패한 후 성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보서는 산미구엘이 성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낮은 목표 달성 가능성을 시사할 수도 있으나, 최초 공개 후 상당한 시간이 흘러 상당한 전환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독일 기업 크노르브렘제(Knorr-Bremse)와 자산운용사 EQT가 이미 목표를 달성했고 다른 5개 기업도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표) 2023년말 만기 달러 및 유로 표시 지속가능연계채권

자료=AFI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