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MI, 자발적 탄소시장 참여 기업 탄소 감축 검증 방법론 공개
4단계 절차 거쳐 탄소 크레딧 품질 검증 모니터링과 공시, 제3자 인증까지 받아야
[ESG경제=이신형 기자] 자발적 탄소시장의 탄소 크레딧 발급과 사용에 관한 표준을 만들고 있는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이니셔티브(Voluntary Carbon Markets Integrity Initiative, VCMI)가 28일 탄소 감축 사업을 통해 탄소 상쇄 크레딧을 발급 받으려는 기업의 탄소 감축 활동과 탄소 크레딧 발행의 적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가이던스를 공개했다.
가이던스의 핵심은 감축 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기업의 ‘탄소 무결성 청구(Carbon Integrity Claims)’를 검증하는 모니터링과, 공시, 인증 (Monitering, Reporting, Assurance, MRA) 방법론이다.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업이나 비영리 기관이 조림사업이나 저탄소 연료로의 전환 등 자발적인 탄소 감축 프로젝트를 이행하고, 국가기관이나 유엔이 아닌 제3의 기관의 승인을 얻어 획득한 '탄소상쇄 크레딧'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베라(Verra)와 골든스탠다드(GS) 등이 대표적인 인증 기관이다.
하지만 표준화된 인증 기준이 없어 탄소 크레딧에 대한 신뢰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영국 가디언이 독일 디차이트, 소스머티어리얼과 공동 취재 후 베라가 인증한 탄소 크레딧의 90% 이상이 기후변화 억제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보도한 후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불신이 정점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와 유엔개발계획(UNDP) 등의 후원을 받는 VCMI가 지난 6월 자발적 탄소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무결성 이행지침’을 공개한 데 이어 이번에 MRA 방법론까지 제시한 것이다.
VCMI는 보도자료를 통해 “MRA 방법론‘과 6월에 공개한 ‘무결성 이행지침’을 사용해 기업은 실버와 골드, 플래티넘 무결성 등급의 탄소 크레딧 사용 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등급은 기업이 단기적인 탄소 감축 목표 이행에 진전을 이룬 후 잔여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소각한 탄소 크레딧 중 고품질 배출권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결정된다.
잔여 배출량의 100% 또는 그 이상의 고품질 탄소 크레딧을 매입해 소각하려는 기업은 플래티넘 무결성 등급을 신청할 수 있다. 잔여 배출량의 50% 초과, 100% 미만에 해당하는 고품질 탄소 크레딧을 매입해 소각하려는 기업은 골드 무결성 등급, 잔여 배출량의 10% 초과, 50% 미만의 고품질 탄소 크레딧을 매입해 소각하려는 기업은 실버 무결성 등급을 신청할 수 있다.
고품질 탄소 크레딧은 지난 2021년 자발적 탄소시장에 대한 감독과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자발적 탄소시장 무결성 위원회(ICVCM)가 제시하는 핵심탄소원칙(CCP)를 준수한 크레딧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국제경영원에 따르면 CCP는 다음과 같은 10가지 원칙으로 이루어져 있다.
1. 탄소 크레딧 품질을 보장하기 위한 효과적인 프로그램 거버넌스
2. 탄소배출권 발행 및 기후변화 완화 활동을 식별, 기록, 추적하는 등록부 운영
3. 모든 감축 활동에 대한 포괄적이고 투명한 정보를 전자적으로 공개
4. 독립적인 제3자 인증
5. 자연적 감축분에 비해 더 많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발휘하는 추가성
6. 탄소 배출량 감소 또는 제거의 영구성
7. 완전하고 과학적인 방법에 기반한 감축 활동의 정량화
8. 이중 발금과 이중 청구, 이중 사용 등 이중 계상 금지
9. 탄소 감축 활동이 모범 사례를 준수하거나 그 이상을 달성하도록 명확환 지침이나 도구, 준수 절차 확보
10. 넷제로 전환에 대한 기여 등이다.
4단계 거쳐 검증
VCMI에 따르면 실버와 골드, 플래티넘 등급을 받으려는 기업은 ▲기본 기준 준수 ▲ 등급 선택과 단기 감축목표 이행 진전 여부 공개 ▲ CCP 10대 원칙에 기반한 고품질 탄소 크레딧 조건 충족 ▲MRA 방법론에 따른 제3자 인증의 4 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기본 기준을 준수하려면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 인벤토리와 과학에 기반한 단기 감축 목표를 공개하는 한편, 2050년 이전 넷제로 달성을 약속해야 한다. 또한 단기 감축 목표 이행에 진전이 있는지 공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정책이 파리기후협약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기후 관련 규제 강화를 저해하지 않는 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기본 기준을 충족하고 등급을 선택한 후 고품질 탄소 크레딧 조건까지 충족하면 마지막으로 MRA 방법론에 따른 제3자 인증을 받아야 한다. 기본 기준 준수 여부와 등급 신청을 위한 조건 충족 여부, 탄소 크레딧 관련 핵심 정보가 모두 제3자 인증 대상이다.
VCMI에 등급을 신청하려는 기업은 올해 감축 활동에 대해 내년 9월30일까지 인증을 받고 10월1일까지 VCMI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마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