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ESG] ④미래에셋증권 , ESG 리딩 증권사로 '우뚝'
ESG 평가, 증권사 중 최고등급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해야
[ESG경제= 김민정 기자] 미래에셋그룹은 자본금 겨우 100억 원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산운용·증권·보험사를 중심으로 2019년 순이익이 2564억 원에 달하는 금융그룹이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4월 2일 연금 자산이 2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어 4월 29일 해외 주식 자산도 2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 증권사 중 해외 주식 자산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증권사로 떠오르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인디펜던스’ 주식형 펀드와 ‘미래에셋디스커버리’ 주식형 펀드 등을 히트 치면서 국내 펀드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운용사로 떠올랐다. 2005년에는 미래에셋생명을 설립하고, 사모펀드(PEF)를 통해 미국의 골프용품 제조사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하는 등 금융그룹 전체의 규모도 계속 확장 시켜 왔다. 올해는 ‘2021 대한민국 펀드대상 ’종합대상을 차지했을 정도다.
규모가 확실하게 커진 것은 2016년 이후다. 대우증권이 ‘미래에셋대우’로 사명을 변경한 후 박현주 회장이 선임되면서 미래에셋증권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진행했다. 이때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2조원의 자기주식을 포함해 총 7조8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자기자본 규모로 국내 2위였던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5000억 원이었다. 같은 해 현대증권을 인수하며 3위에 올랐던 KB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원 수준에 그쳤다. 설립 이후 자기 자본 규모가 국내 5위에도 미치지 못했던 미래에셋이 단숨에 국내 최대 규모의 증권사로 뛰어 오른 것이다.
대우증권을 합병하게 되면서 투자은행(IB)과 주식중개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게 된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와 연금 등에서의 수익에 이어 IB와 주식중개, 해외투자 등에 이르기까지 증권업의 주요 사업들에서 모두 업계 선두가 됐다.
ESG경영 실천에 속도전
현재 미래에셋그룹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이다. 올해는 원화의 사회적책임투자(SRI)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고, 소비자 보호 및 임직원을 중심으로 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15년 전부터 비재무적 경영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증권사 최초로 발간할 정도로 ESG를 중시해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ESG관련한 총 15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올 3월 말 순자산 규모는 1조 894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이사회에 지속가능경영에 관련된 의사 결정을 하는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제1차 ESG위원회에서는 회사 전체의 ESG정책과 전략 등 통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ESG정책 프레임워크 및 환경·사회 정책 선언문을 의결했다.
같은 달 미래에셋은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제로(ZERO) 선언식을 열었다. 이날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선언식에서 “ESG 경영이 시장의 신뢰를 얻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길이다. 미래에셋은 글로벌 투자 선도기업으로서 소비자 보호에 기반한 신뢰경영을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9년에는 세계 증권사 중 최초로 외화 SRI 채권 발행에 성공한 후, 올해부터 원화 SRI 채권을 발행하며 한국신용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B1 등급을 받았다.
사회공헌 부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2018년 임직원 70명을 ‘희망체인리더’로 위촉한 후 전국에서 사회공헌 조직을 구축했고, 최근 코로나19 이후에는 기부와 착한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2010년부터 미래에셋에서 받는 배당금을 기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 배당금 16억원 전액을 기부했다.
이러한 활동들이 바탕이 되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주요 ESG 평가기관에서 업계 최고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SRI 전문 리서치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의 ‘2020년 ESG등급평가’에서 증권사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획득했다.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DSJI) 월드지수에도 9년 연속 선정됐다. 이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와 ESG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위 10% 기업을 선별해 발표한다. 또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이 발표한 2020년 상장기업의 ESG 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았다.
지배구조 개선은 고심해야
이사회에 ESG 경영 강화 바람이 불면서, 기업들은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에 대한 대책이 소홀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래에셋그룹 역시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부당한 이익을 몰아준 것과 관련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천만 원을 부과했다. 다만 박현주 회장에 대해서는 일감 몰아주기 지시의 증거 부족으로 검찰 고발은 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당시 미래에셋의 지배구조가 박회장을 정점으로 주력 3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그룹 지주사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 금산분리 회피를 위해 부동산 일감을 몰아주고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총수 일가가 20%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모두 사익 편취 규제 대상 기업이다.
또 최근 미래에셋증권은 8년 전 판매한 브라질 부동산 펀드가 수익률 -85%를 기록한 것과 관련,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 정도를 선제 보상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본시장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투자자가 입은 손실을 증권사가 사후 보전해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오너의 책임을 가리려 보상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지만 주주 이익을 침해한 게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