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해외 ESG] EU, ESG 평가기관 규제안 합의 등
EU와 영국, 전기 자동차 관세 유예 합의 발표 EU 이사회, ESG 평가업체 규제안에 합의 기술 섹터 선전 불구 ESG 펀드 수요 부진 지속 블랙록, ESG 투자 '소비자 기만' 혐의 고발 당해
[ESG경제=이진원 기자] 2024년을 앞두고 유럽 쪽에서 굵직굵직한 ESG 관련 뉴스들이 쏟아져 나왔다.
유럽연합(EU) 이사회는 ESG 평가기관들를 규제하기 위한 제안에 합의했다. ESG 평가를 둘러싸고 커지고 있는 객관성 논란을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영국도 EU처럼 오는 2027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도입하기로 했다. 영국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다른 지역에서 수입하는 제품 간의 탄소배출 비용 격차를 줄이기 위해 수입품에 배출 비용을 부담하게 하겠다는 뜻이다. 영국은 EU와 전기 자동차 관세 유예에도 합의했다.
EU는 유로7에 잠정 합의한 뒤 타이어·브레이크 먼지 배출기준을 도입했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7개국은 2035년까지 탄소 배출 발전소를 퇴출하기로 했다.
한편 ESG 펀드들이 많이 투자하고 있는 기술 섹터가 올해 선전했는데도 불구하고 ESG 펀드에 대한 인기가 식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지속가능성 목표와 이니셔티브
◆ 미즈호, 고위험 탄소 전환 프레임워크 출범
일본의 은행 및 금융그룹인 미즈호(Mizuho)는 19일(이하 현지시간) 탄소 관련 고위험 분야의 고객을 위한 녹색 프로젝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미즈호는 이와 관련 중간 금융 지원 배출 감축 목표를 자동차 및 해상 운송 부문으로 확대하는 등 기후에 초점을 맞춘 일련의 이니셔티브도 공개했다. 미즈호의 고위험 분야 대응 정책의 일환인 새로운 녹색 프로젝트 프레임워크는 올해 초 고객의 사업 구조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금융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전환 지원 프레임워크의 도입에 이은 것이다.
◆ ING, 2040년까지 석유·가스 탐사 및 생산 지원 단계적 중단 계획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은행 ING는 20일 2040년까지 석유·가스 탐사 및 생산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는 등 업스트림 석유·가스 활동에 대한 자금 지원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ING는 또 2025년까지 재생 에너지 발전에 대한 자금 조달을 지금보다 3배로 늘린다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했다고도 발표했다.
◆ 반ESG 공세에 미국 주요 기업 다양성 정책 수정
주요 대기업의 다양성 정책이 '역차별'이라는 미국 보수 단체의 공세에 직면한 일부 미국 기업이 정책 수정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5개 주요 기업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iversity·Equity·Inclusion, 이하 DEI) 정책이 불법적인 차별이자 투자자에 대한 이사회의 신의성실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담긴 공개주주서한을 받았다.
□ 정부와 규제
◆ EU 이사회, ESG 평가기관 규제안에 합의
EU 이사회가 20일 ESG 평가업체들을 규제하기 위한 제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 제안은 유럽 시장 규제 기관인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의 승인 하에 평가업체가 사용하는 방법론과 모델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해 상충의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규칙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투자자들이 투자 과정에서 ESG 요소들을 점점 더 많이 고려하게 됨에 따라 ESG 평가 부문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이번 규제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 EU와 영국, 전기 자동차 관세 유예 합의 발표
영국 정부와 유럽연합(EU) 이사회는 21일 전기자동차(EV)에 대한 현행 규정을 2026년 말까지 연장하고,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에 대한 더 엄격한 원산지 규정 적용을 3년 미루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제조업체와 소비자가 수십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유럽 배터리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캐나다, 탄소 포집 스타트업 엔트로피에 2억 달러 투자
캐나다 정부는 21일 탄소 포집 스타트업 엔트로피(Entropy)에 캐나다성장펀드(CGF)를 통해 이 회사에 2억 달러를 투자하고, 연간 최대 100만 톤의 장기 고정 가격 탄소 배출권 구매 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2020년 설립된 엔트로피는 모듈식 탄소 포집 및 저장 시설을 개발해 산업 현장에서 연소 전 및 연소 후 배출을 포집하고 격리라는 걸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 EU, 청정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에 22억 유로의 배출권 거래 수익 투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20일 저소득 회원국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22억 유로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투자금은 EU 배출권거래제(EU ETS)를 통한 수입으로 충당됙, 투자는 EU의 현대화 기금(Modernisation Fund)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기금은 2018년에 출범하여 2021년부터 지출을 시작했고,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소득이 낮은 10개 EU 국가의 에너지 시스템 현대화와 에너지 효율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기금은 EU ETS 수입을 사용한다.
◆ EU, 유로7에 잠정 합의…타이어·브레이크 먼지 배출기준 도입
EU와 유럽의회가 19일 도로 교통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규제하는 기준인 ‘유로7’에 잠정 합의했다. 이날 합의된 유로7에는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뿐 아니라 타이어나 브레이크 패드가 마모되면서 발생하는 미세입자 등 비(非)배기 오염물질 배출기준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당초 유로6에선 내연기관차가 배출하는 산화질소와 일산화탄소·메탄 등 배기가스만 규제 대상이었으나, 유로7에 따라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와 수소차도 오염물질 규제 대상으로 포함됐다.
◆ 미국, 석탄 및 가스 발전소 탄소 포집 프로젝트에 8.9억 달러 보조금 지원
미국 에너지부(DOE)의 청정에너지 실증국(OCED)은 18일 발전소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탄소 포집, 운송 및 저장 기술을 실증하기 위해 천연가스 및 석탄 화력 발전소 세 곳의 프로젝트에 최대 8억 9000만 달러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DOE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노스다코타, 텍사스에서 추진 중인 이 세 프로젝트는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연간 775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영국도 '27년부터 탄소국경세(CBAM) 도입
영국이 오는 2027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대상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비료, 수소, 세라믹, 유리, 시멘트 등이다. ’탄소국경세‘로 불리는 CBAM은 EU이 도입한 제도와 마찬가지로 영국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다른 지역에서 수입하는 제품 간의 탄소배출 비용 격차를 줄이기 위해 수입품에 배출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제도다. 탄소배출 부담액은 수입 상품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영국과 수입 원산지의 탄소가격 간의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
◆ 독‧프 등 유럽 7개국, ‘35년까지 탄소 배출 발전소 퇴출
유럽 전력 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위스 7개국이 203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발전소를 폐쇄하기로 약속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이들 7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기존 EU의 기후정책으로도 유럽은 2040년까지 무탄소 전력 비중을 100% 가까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나, 7개국은 그 시기를 앞당기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위스는 EU 비회원국이지만 EU의 환경정책을 따르고 있다.
□ ESG 투자
◆ 기술 섹터 선전 불구 ESG 펀드 수요 부진 지속
2023년 기술주 급반등으로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많은 펀드가 전체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를 냈지만 지속가능 펀드는 정치적 논란과 '그린 워싱'에 대한 우려로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LSEG 리퍼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11월 30일까지 전 세계적으로 '책임 투자'로 분류되는 지속가능 펀드로 680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는데, 이는 2022년 1580억 달러와 2021년 5580억 달러에서 급격히 감소한 수치다.
◆ 블랙록, ESG 투자에 대한 '소비자 기만' 혐의로 테네시주로부터 고발 당해
조나단 스크르메티 테네시주 법무장관은 19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투자 전략 등을 비롯해 투자 전략에서 ESG 고려 사항을 사용하는 정도를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하며 블랙록을 상대로 새로운 소송을 제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블랙록이 ESG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회사의 광범위한 노력과 관련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밝혔다.
□ 환경과 에너지 전환
◆ 미국, 청정 수소 계획 발표...에너지 부문엔 모호한 입장 보여
미국이 22일 에너지 회사가 새로운 청정에너지원을 사용하여 저탄소 수소를 생산할 때 수십억 달러의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게 했다. 다만 원자력이 어떻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와 같은 까다로운 문제는 불확실하게 남겨뒀다. 이날 재무부는 128페이지 분량의 제안서에서 수소 생산에 사용되는 전력원의 수명주기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공제액이 킬로그램 당 60센트에서 3달러까지 다양하다고 밝혔다.
◆ MS, 자연 기반 스타트업 체스트넛과 최대 300만 톤의 탄소 제거 계약 체결
마이크로소프트(MS)와 자연 기반 탄소 제거 스타트업인 체스트넛 카본(Chestnut Carbon)은 20일 15년간의 탄소 제거 계약을 발표했다. 이로써 체스트넛은 미국에 기반을 둔 조림 프로젝트를 통해 잠재적으로 300만 톤 이상의 자연 기반 크레딧을 MS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계약에는 첫 번째 단계에서 36만 2000톤의 탄소 제거와 후속 단계에서 최대 270만 톤의 탄소 제거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최대 규모의 자연 기반 탄소 제거 배출권 계약 중 하나에 해당한다.
◆ 메타, 일리노이와 아칸소주에 330MW 규모의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 체결
태양광 개발 및 배터리 저장 회사인 어댑터 리뉴어블(Adapture Renewables)은 19일 자사가 일리노이와 아칸소주에서 개발 중인 3개의 태양광 프로젝트에서 330MW의 재생에너지를 조달하기 위해 메타(Meta)와 3건의 ‘환경적 특성 구매 계약(EAPA)’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메타는 재생에너지의 최대 기업 구매자 중 하나로, 2020년에는 운영 에너지 수요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메타는 자사가 2025년까지 지원하는 풍력 및 태양광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 내 지역 전력망에 9.8GW의 재생 에너지를 추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다임러 트럭, 메르세데스-벤츠 수소연료전지 트럭 테스트 실시
글로벌 트럭 제조업체인 다임러 트럭(Daimler Truck)은 19일 수소 연료 전지로 구동되는 메르세데스-벤츠 GenH2 트럭의 첫 번째 고객 시험 차량을 제작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 에어 프로덕츠, 이네오스, 홀심, 비드만 앤 윈츠가 첫 번째 고객 시범 운행에 참여하면서 연료전지 트럭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장거리 운송에 대한 초기 경험을 쌓게 된다. 이번 고객 시험 운행 계획은 다임러 트럭이 2020년에 수소 기술에 대폭 투자하기로 한 약속에 따른 것이다.
◆ 한미일서 모두 '굴욕'...하이브리드차에 밀려나는 전기차
한미일 3국서 전기차 판매 성장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린 반면 하이브리차 판매는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자동차 생산대수 세계 2위인 미국 시장에서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에서 두드러지면서 두 나라에서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전기차 판매량을 아예 압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차는 가격은 더 싸지만 주행 거리는 더 길고 충전 인프라 부족 등 일반적으로 전기차와 관련된 많은 우려를 해소할 수 있어 전기차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돈줄' 마른 美 전기차 스타트업... 전기차 버블 터지나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회사들이 지난해 반도체 수급 문제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데 이어 이번에는 ‘현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2년간 상장한 전기차와 배터리 업체 43곳 중 로즈타운 모터스 등 3곳은 이미 파산했고 2곳은 인수합병됐다. 남아있는 업체 중 18곳은 신규 자본 조달 혹은 비용 감축이 없을 경우 2024년 말 보유 현금이 바닥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