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미트’ 받고 ‘비욘드 시푸드’ 하나 더

홀푸드마켓 2024년 푸드 트렌드, 건강·지속가능성이 키워드 연어·라면 대신 당근·두부면 등 구체적인 대체 식품 눈길

2023-12-28     권은중 기자

내년에도 식품 산업의 키워드는 지속가능성과 건강일 것으로 보인다.

28일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미국 달라스무역관이 분석한 홀푸드마켓의 ‘2024년 미국이 주목할 10대 식품 트렌드’ 자료를 보면, 내년에 미국 식품업계서는 육류와 생선 등 식물 기반 대체품과 카카오, 수자원 절약 농산물 같은 지속가능한 식품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부면과 같은 건강한 면류와 여성 건강 기능식, 클린 카페인 음료처럼 건강을 세심하게 고려한 식품도 부상할 전망이다.

2024년 식품 트렌드는 지난해 발표했던 ▲식물성 파스타 ▲동물복지 계란 ▲아보카도 오일 등 2023년의 식품 트렌드 예측보다 지속가능성이나 건강 기여도가 좀더 구체적이고 정밀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홀푸드 마케의 2024년 10대 식품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미국 최대 유기농 전문 유통업체인 홀푸드마켓은 '2024년 미국이 주목할 10대 식품 트렌드’ 자료를 내고, 내년에 미국 식품업계에서는 좀더 구체적인 식물 기반 대체품과 건강을 추구하는 식품을 핵심 트렌드로 꼽았다. (사진제공=홀프드마켓)

□ 심플해지는 식물 기반 식품

2024년에는 진짜 식물성 제품에 대한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버섯, 호두, 템페, 콩 등 식물성 재료들만으로 단순화한 대체육 식품이 주목받을 것이라는 의미다. 식물성 우유도 물과 아몬드 나 물과 귀리처럼 성분 리스트가 최소화된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홀푸드 마켓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복잡한 육류 대체품 대신 버섯, 호두, 콩류를 사용,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단백질 전달 제품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존의 대체육 제품이나 배양육같은 복잡한 단백질 대체제가 아니라 더 심플하고 더 대체효과가 높은 식물성 음식에 주목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런 변화는 내년도 대체육 시장의 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임파서블버거나 비욘드 미트 등은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되어 있지만 올해 악화로 주가가 좋지 않았다.

□ 식물 기반 대체 생선의 부상

식물 기반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내년에는 미세조류와 버섯 균사체 등을 활용한 대체 생선과 새우에 대한 수요 역시 커질 전망이다. 훈제 연어 대신 당근, 가리비 대신 비타민D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트럼펫 버섯, 스시 롤이나 포케 볼에 들어가는 생선 대신 곤약 등이 생선을 대체할 식물들로 꼽힌다.

대체 생선에 대한 수요는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미세플라스틱과 독성 화학물질 유출, 중금속 오염 등 해양오염 탓에 어패류 음식을 주저하는 소비자과 어류 남획과 어선들의 온실가스 배출 등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고민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는 냉동 스시롤과 대체 새우 등이 시장에 나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은 대체육과 달리 맛이 실제 해산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지만 식물 기반 대체 어패류는 대체육에 견주면 점유율이 높지 않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해 많은 식품 기업들이 참치와 새우 등 식물 기반 대체 생선과 갑각류를 개발하고 있어 이 시장의 활성화가 점쳐지고 있다.

□ 업사이클링 ‘카카오’

식품업계에서도 부산물이나 공정 과정에서의 남은 재료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이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됐던 카카오 펄프와 같은 초콜릿 제조 부산물 또한 젤리와 잼 등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카카오를 활용한 식품기업인 블루스트라입스는 저온압착해 추출한 카카오 워터 음료에서부터 말린 카카오 과육, 카카오 그래놀라 제품 등을 출시하고 있는데 건강한 단맛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 슈퍼푸드 ‘메밀’

우리에게 냉면으로 잘 알려진 메밀은 단백질, 탄수화물, 섬유질을 함유한 슈퍼푸드다. 이 메밀이 내년에는 우리나라와 일본같은 동북아 국가뿐 아니라 차세대 곡류로서 미국인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널리 알려진 면류 외에도 식물성 우유 대체품부터 크래커와 그래놀라에 이르기까지 많은 메밀 제품군을 소비자가 고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재생농업과 수자원 보호 제품

홀푸드마켓은 2020년 처음으로 재생 농업(토양, 동물 복지 및 농장 생활을 개선하는)을 트렌드로 명명했다. 관련 농업은 지금까지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으며 점점 더 많은 브랜드가 재생 유기농 인증을 추구해 왔다. 소비자들은 이처럼 토양과 수자원 절약·보호를 추구 활동을 인증받은 재생 유기농 인증(ROC) 획득 제품에 대한 관심을 내년에 더 크게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에는 고추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피클이나 고춧가루 같은 단순한 양념이 아니라 고추 주스나 고추 케이크 등 새로운 식품이 등장할 것으로 점쳐졌다. (사진 제공=홀푸드마켓)

 

□ 매운맛 음료와 디저트

향신료 트렌드는 내년에도 뜨거울 전망이다. 이미 전갈 고추(scorpion peppers), 과히요(guajillo) 또는 헝가리 염소뿔 고추(Hungarian goathorn peppers)처럼 ‘글로벌 고추’가 이미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어왔다.

하지만 내년에는 매운 고추로 만든 피클이나 파우더 같은 조미료뿐만 아니라 콤부차, 콜드 압착 주스, 스무디 등 즉석 음료 시장뿐 아니라 디저트 부문에서도 이전에 없었던 고추를 이용한 식품들이 새롭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건강한 ‘인스턴트면’

간편한 식사가 가능한 인스턴트 국수에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무방부제와 MSG 무첨가 제품이 새롭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국에서 대중화된 두부면이나, MSG를 첨가하지 않은 인스턴트 국수 등 간편하면서도 건강과 영양을 고려한 면류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Momfuku, Omsom, Sun Noodle, A-SHA, Lazy Food Co. 많은 인기 브랜드와 신흥 브랜드들이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 가심비 겨냥한 ‘작은 사치’ 푸드

5~10달러로 즐길 수 있는 조각케이크나 밀크티 같은 ‘작은 사치품’ 관련 푸드 트렌드가 늘고 있다. 이는 2022년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으로 소비를 줄이려는 일반적인 트렌드와 대조된다. 내년에는 소비자들의 ‘작은 사치’에 대한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개별 포장 간식, 미니 케이크, 고급 커피 등과 같은 다양한 식품들이 등장할 전망이다.

□ 여성 건강 증진 기능식

미국 인구의 약 51.1%를 차지하는 여성의 건강에 포커스를 맞추는 기업들이 내년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생리, 임신, 산후, 폐경, 심지어 수면을 지원하기 위해 보충제, 종합비타민, 차 등과 같은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폐경기 여성들의 영양을 보충해 주는 에너지 바나 산전·〮후 맞춤 기능성 차처럼 예전보다 세그먼트(세분)된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 기능성 카페인 음료

단순한 카페인만 공급하는 기존 음료와 달리 버섯, 프로바이오틱스 등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첨가된 기능성 카페인 음료에 대한 수요 증가가 점쳐진다. 또 천연 향료를 사용한 에너지 음료처럼 카페인 공급 기능에 소비자 입맛까지 사로잡는 제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자료=굿 푸드 인스티튜드

10명 가운데 6명, “식물성 기반 식품 사봤다”

한편, 글로벌 NGO인 굿푸드인스티튜드(Good Food Institute) 자료를 보면, 자난해 미국 소매시장에서의 식물 기반 식품의 시장 규모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7% 성장한 80억 달러에 달했다. 또 10명 가운데 6명의 소비자가 식물 기반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식물 기반 육류를 구입한 가구의 93%가 동물성 고기도 함께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식물 기반 육류는 완전 채식을 하려는 비건뿐 아니라 기존 육류 소비자들도 구매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