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국제 원유시장 점유율 '뚝뚝'..."올해 27% 밑돌 전망"

2024년 세계 원유 생산 소비량 IEA·OPEC 예측 1970년대 이후 지속한 30~40% 박스권 하향 이탈

2023-12-29     박가영 기자
캐나다 앨버타주 유전 지대에서 가동중인 원유 펌프. 이미지=로이터/연합

[ESG경제=박가영 기자] 내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국제 원유시장 점유율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8일 OPEC의 원유 감산과 경쟁국들의 생산 증가, 앙골라의 OPEC 탈퇴로 OPEC의 국제 원유 시장 점유율이 코로나 이후 최저 수준인 27%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OPEC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앙골라 탈퇴 이후 2,700만 배럴 미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 총 공급량인 일일 1억 2백만 배럴의 27%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로 2017년~2018년 중 31~33%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수준이다.

앙골라는 2020년 에콰도르, 2019년 카타르, 2016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2024년 1월 OPEC을 탈퇴한다고 밝혔다. 앙골라의 탈퇴로 남은 OPEC 회원국은 12개국이다.

OPEC의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OPEC의 공급량은 전체 석유 시장의 27.4%를 차지했다. OPEC은 북해유전과 같은 OPEC 비회원국의 공급이 시작되기 전인 1970년대에는 전 세계 원유의 50%가량을 공급해왔다. 이후 수십년 동안 30~40%의 점유율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미국 등 경쟁국들의 생산 증가로 인해 점유율이 점차 하락했다.

2024년 원유 수요 전망 엇갈려... IEA·OPEC은 수요 증가 전망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이 협력하고 있는 OPEC+는 현재 하루 약 600만 배럴을 감산하고 있다. 이러한 감산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요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원유 가격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유 수요에 대해서는 기관별로 엇갈리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원유 수요가 2024년 2분기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와 OPEC은 원유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IEA는 2024년 하루 세계 석유 수요가 11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OPEC은 비OPEC 지역의 원유 생산이 감소하고 세계 원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장기적으로 OPEC의 시장 점유율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은 지난 10월에 발간한 월간 석유 시장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하루 석유 수요가 225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OPEC은 2030년대 초부터 비OPEC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OPEC의 석유 시장 점유율이 2045년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OPEC은 재생 에너지 사용과 전기 자동차가 증가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전 세계 원유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석유분야에 14조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및 중동 등이 원유 수요를 견인하면서 세계 원유 수요가 2045년까지 하루 1억 1,60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IEA를 비롯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석유 수요의 상승세가 2030년 이전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EA는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평균 8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후반기로 가면서 점차 줄어 2030년 73%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IEA는 지난 10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석탄, 석유, 천연가스 소비는 2030년 이전에 정점에 이를 수 있으며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신규 석유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