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푸드시스템, 연간 10조 달러 경제효과 창출 기대

지속가능한 푸드 시스템 전환 효과 첫 구체적 수치화 “기존 푸드 시스템은 창출보다 파괴 가치 더 커” “전환 성공 시 인류 건강 개선 및 기후 위기 완화 효과도”

2024-01-31     이진원 기자
사진=픽사베이

[ESG경제=이진원 기자] 인류가 지속가능한 푸드 시스템으로 전환하면 연간 최대 10조 달러(약 1.33경)라는 천문학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인류의 건강을 개선하며, 기후 위기를 완화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숨겨진 환경과 의료 비용 때문에 실제 창출하는 가치보다 파괴하는 가치가 더 큰 기존 식품 시스템의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글로벌 푸드 시스템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데 심각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더군다나 기온이 오르면 더 극심한 날씨와 더 큰 농산물 수확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푸드 시스템이란 식품이 생산되어 최종 소비 내지 폐기되기까지 거치는 일련의 과정으로, 식품의 생산 및 수확, 저장, 가공, 포장, 운송, 소비, 폐기 등을 포괄하는 하나의 시스템을 말한다.

최대 10조 달러의 이익 창출 효과 

29일(현지시간) 가디언과 파이낸셜 타임스(FT)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보고서는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푸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편하면 2050년까지 농산물 가격이 3분의 1 정도 상승할 수 있지만, 개편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연간 최대 10조 달러의 이익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속 가능한 푸드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늦어지면서 생기는 지구 온난화로 초래되는 식량 불안은 의료 시스템에도 부담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현재와 같은 시스템이 유지된다고 전제하면 2050년까지 6억 4000만 명이 저체중이 되고, 비만이 7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 저자 중 한 사람인 포츠담 연구소의 요한 락스트롬은 “지구에 거주하는 인류의 미래 운명이 글로벌 푸드 시스템에 달려있다”면서 “푸드 시스템 개혁이 정치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경제적 및 복지적 차원에서 많은 이점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고서는 포츠담 연구소와 식량·토지 이용 연합 및 스톡홀름 회복력 센터와 웰컴 트러스트 및 스트로베리 재단의 푸드 시스템 연합인 EAT 등으로 구성된 ‘식품 시스템 경제위원회(Food System Economics Commission)’에서 작성해 발표했다. 파트너로는 옥스퍼드 대학교와 런던 정경대학이 학계 파트너로 참여했다.

보조금과 세금 인센티브 통한 전환 촉진 필요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푸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위해선 보조금과 세금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비료, 살충제, 산림 벌채에 의존하는 파괴적인 대규모 단일 경작에서 벗어날 것을 제안했다.

대신에 야생동물을 위한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는 식으로 농장을 탄소 흡수원으로 전환할 수 있는 소규모 농가에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경작의 효율성을 높이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기술에 대한 투자와 함께 식단의 변화도 지속가능한 푸드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위한 또 다른 핵심 요소로 거론됐다.

보고서는 이런 노력을 통해 식량 불안이 줄어들면 2050년까지 영양실조가 근절되어 조기 사망자 수가 1억 7400만 명 감소하고 4억 명의 농장 노동자가 충분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더불어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로 제한하고 농업에서 발생하는 질소 유출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에 드는 비용을 연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0.2%에서 0.4%로 추정했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옥스퍼드 대학교 환경변화연구소의 스티븐 로드 박사는 성명에서 “이 분석은 푸드 시스템 혁신에 따른 지역 및 글로벌 경제 기회를 처음으로 수치화한 것”이라면서 “쉽지는 않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이러한 변화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누적된 비용은 상당한 경제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