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즈, 화석연료 생산 확대 기업 대출 제한...전환금융 촉진

탈탄소 전환 적극 참여하는 기업에 초점 맞추기로 화석연료 확장 프로젝트에 대한 직접 투자 금지

2024-02-14     박가영 기자
영국 런던의 한 바클레이즈은행 지점 간판. 로이터=연합

[ESG경제=박가영 기자]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가 탈탄소 전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고객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성명을 통해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의 탈탄소화에 필요한 전환 금융 지원을 촉진하기 위한 ‘전환 금융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바클레이즈는 2030년까지 1조 달러(약 1329조 5000억 원) 가량의 자금을 지속가능한 전환 금융에 지원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바클레이즈는 우선 석유 또는 가스 등 전통적인 화석연료를 확대 생산하는 프로젝트·인프라에 대해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비롯한 직접적인 자금 조달이 없을 예정이다.

또한 화석연료 생산 확대에 참여하는 기업들과, 아마존 탐사 등에 대해서도 자금 조달을 제한할 예정이다. 2024년 6월부터는 오일샌드와 같은 비전통적인 화석연료에 생산량 중 20% 이상을 의존하는 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 역시 제한될 예정이다.

2025년부터는 아직 사업이 다각화되지 않은 기업들 중 기업 지출의 10% 이상이 장기적으로 화석연료의 생산 확대에 사용될 전망인 기업들에 대해서도 자금 조달이 제한될 예정이다.

로라 바를로(Laura barlow) 바클레이즈 지속가능성 총책임자는 이러한 새로운 정책들이 은행 대출과 관련된 금융 배출량을 줄이고, 보다 친환경적인 대안에 대한 재정을 강화하겠다는 바클레이즈의 약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즈에게 기후 변화 대응책을 요구했던 영국의 행동주의 투자기관 셰어액션은 바클레이즈 측에서 내놓은 새로운 정책에 호응하는 차원에서 주주총회 주주제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은행이 새로운 화석연료 확장 사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의 이번 프로젝트 파이낸싱 규제는 제한된 시장 점유율을 감안할 때 사업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바클레이즈의 프로젝트 파이낸싱 규모는 전 세계 주요 은행 중 15위 내에 들지 못했다. 순위권의 주요 은행들은 대부분 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규제를 택하지 않은 상태다.

비영리 단체인 열대우림 행동 네트워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는 2016년부터 2022년 사이 유럽에서 화석 연료 산업에 가장 주요한 자금 공급자였다. 2022년에는 두 번째로 큰 규모로 화석연료 산업에 대출을 내줬다.

바를로는 바클레이즈의 총 대출 중 석유 및 가스 관련 대출이 2% 미만이며, 자본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 해당 부문에 대한 금융은 3% 미만이라고 밝혔다. 또한 바클레이즈는 2022년 연례 보고서에서 에너지 부문 대출과 관련된 배출량이 2020년에서 2022년 사이에 32% 감소하여 목표 감축량인 15%를 상회했다고 밝혔다.

바클레이즈는 모든 에너지 분야 기업 고객들은 2025년 1월까지 전환 계획이나 탈탄소화 전략을 제시하고 2030년까지 모든 불필요한 배출을 없애겠다는 약속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해당 기업들은 2026년 1월까지 스코프1·2 배출량에 대한 단기적인 넷제로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바클레이즈의 다니얼 한나(Daniel Hanna) 글로벌 지속가능금융 책임자는 바클레이즈가 고객들의 탈탄소화 계획을 평가할 때 이미 80개 이상의 변수를 조사하고 있으며, 지난 연례총회에서는 750개 기업의 검토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