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미국 ETF 투자자 수백만 명에 의결권 행사 기회 제공
주주 민주주의 강화 평가 블랙록, 2021년 보팅초이스 도입 뒤 꾸준히 대상 확대 보팅초이스 참여 자산 전체 블랙록 인덱스 자산의 절반 육박
[ESG경제=김연지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자사 ETF에 투자한 수백만명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대상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보팅 초이스(Voting Choice)'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블랙록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300만명 이상의 미국 개인투자자에게 의결권 행사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블랙록의 ETF 상품인 iShares Core S&P 500 ETF (IVV)를 매수한 투자자다. 이들의 총 투자금액은 약 2000억 달러(약 267조 원)에 달한다.
본래 ETF 등 펀드 상품 운용사는 개인 투자자 대신 주총장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대리투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블랙록의 ETF 투자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블랙록이 제공한 의결권 행사 선택권에는 ▲블랙록의 투자 스튜어드십에 의존한 의결권 행사 ▲선호하는 투표 정책 선택 및 투표 실행 ▲제3자 대리투표 ▲의결권 자문사가 제시한 제3자 정책 선택 등 크게 4가지 선택지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블랙록에 자신의 의결권을 모두 의탁할 수도 있고 제3의 의결권 자문사의 특정 정책을 선택한 뒤 블랙록의 의결권 투표 인프라만을 활용할 수도 있다.
블랙록의 투자 스튜어드십 글로벌 책임자 주드 아델 마제드(Joud Abdel Majeid)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런 정책은 "의결권 행사를 접근 가능하게 만들어 투자자 지원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계속 블랙록이 대리투표를 하도록 선택하는 고객 및 주주에 대해서는 그들의 장기적인 이익에 초점을 맞추는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은 지난 2021년 미국과 영국에서 연기금, 보험사, 기업 등 특정 기관 고객을 대상으로 보팅 초이스를 처음 도입했다. 지난 7월에는 개인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의결권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프로그램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해 왔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보팅 초이스 프로그램이 S&P500 ETF로 확장됨에 따라 보팅 초이스로 의결권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자산은 블랙록이 관리 중인 인덱스 주식 자산의 절반인 2조6000억 달러(약 3466조원)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