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기후정보 공개, 행동은 알아서"… NZBA, 탈퇴 막기 위해 '안간힘'
로이터 소식통, "NZBA 기후공개 지침 개정, 구체적 요구는 없어" 반ESG 공세 따른 탈퇴 막기 위한 타협으로 해석 JP모건, 시티 등 은행 4곳 적도원칙 탈퇴… “탈퇴해도 내부 기준은 맞출 것”
[ESG경제=김현경 기자] 기후변화 대응 및 탄소감축을 위한 금융기관 연합체들이 미국 공화당 정치인들이 주도하는 반ESG 공세의 표적이 되면서 법적 리스크를 우려하는 회원사들의 탈퇴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NZBA(넷제로은행연합)는 회원사에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면서도 이행 방안을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NZBA의 이런 행보는 회원사들의 탈퇴를 막기 위한 타협이라고 해석했다.
NZBA(Net-Zero Banking Alliance)는 2050년까지 금융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회원사에 관련 프레임워크와 지침을 제공하는 유엔 주도 글로벌 은행 연합으로, 현재 전세계 140여개 은행들이 가입돼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NZBA는 창립 3년 만에 회원사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 설정에 관한 지침을 대대적으로 개정하고 있다. 개정안에 대한 회원사들의 투표는 향후 몇 주 이내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개정 지침에는 회원사들의 M&A 주선, 채권 발행 주간사 업무 등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추적에 대한 방법론과 기업 고객의 에너지 전환 계획 참여와 관련한 새로운 지침이 추가됐다. 아울러 반ESG세력에 의한 소송 위험을 은행들이 피할 수 있도록 은행들이 독립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새로운 문구가 담겼다.
개정된 지침의 전반적인 효과는 은행들의 특정 행동이나 노력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보 공개를 늘리도록 하는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는 잇따른 회원사 탈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GFANZ(글래스고 넷제로 금융연합) 산하 다른 연합체가 처한 상황을 피하려는 NZBA의 노력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반ESG 소송 리스크로 잇따라 탄소중립 금융연합 탈퇴
지난 2022년 말 이후 반ESG세력의 의한 소송 리스크 우려로 GFANZ 산하 넷제로자산운용이니셔티브(NZAMI)와 넷제로보험연합(NZIA) 소속 20여개 금융기관이 탈퇴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 4곳(JP모건, 시티,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이 적도원칙을 탈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은 환경 파괴나 인권 침해를 일으킬 수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는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금융기관들의 자발적 협약이다.
4개 은행 모두 적도원칙을 탈퇴하지만, 여전히 개발 프로젝트 금융 지원에 대한 환경 위험 평가 등 내부 기준은 적도원칙에 부합하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성명 또는 로이터 질의에 대한 회신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비영리단체 스탠드어스(Stand.Earth)의 기후금융책임자 리처드 브룩스는 “은행들은 자기들이 스스로 세운 최소한의 기준을 폐기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JP모건자산운용과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촉진하는 투자자 이니셔티브인 CA100+(클라이밋액션100+)을 탈퇴했다.
ESG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공화당 주 법무장관 그룹은 대형 자산운용사들에게 CA100+과 같은 그룹에 참여하는 것은 투자자의 신탁 의무 준수 및 독점 금지 규정 준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는 내용의 서한을 금융기관에 보낸 바 있다.
이들은 투자 수익 대신 환경적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신탁 의무 준수에 어긋날 수 있으며, CA100+같은 단체에 참여하는 금융기관들이 주총 의결권 행사 등에서 수평적 합의를 맺는 것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