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자사주 50% 3년간 분할소각한다

'소각 목적' 500억 자사주 추가 취득 22일 정기 주총, 차파트너스와의 표대결 주목

2024-03-06     김강국 기자
금호석유화학 울산고무공장 사진=연합뉴스 

[ESG경제=김강국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기존에 보유하던 자기주식의 50%를 3년간 분할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금호석유화학은 6일 이사회를 열고 기준에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의 50%에 해당하는 262만 4417주를 3년간 분할 소각하고,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 목적으로 추가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3분의 1에 해당하는 87만 5000주는 3월 20일 소각할 예정이다. 6일 종가 기준으로 1263억 5천만 원 규모다. 전체 분할 소각 규모는 약 38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소각 목적 자사주도 추가 취득할 예정이다. 별도 당기순이익의 16.5%에 해당하는 총 5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오는 13일부터 향후 6개월간 취득할 계획이며, 매입 완료 후 이사회 결의와 공시를 거쳐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는 2021년 말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별도 당기순이익의 5∼10%의 자기주식 취득·소각 계획을 5%포인트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금호석유화학 측은 "석유화학 시황 침체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파트너스가 금호석화에 상정한 주주제안 안건들 표=차파트너스 

한편,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 손잡은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회 결의가 없어도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고, 올해 말까지 자사주의 50%를 소각한 뒤 내년 말까지 2년에 걸쳐 나머지 50%를 소각하는 안을 주주제안으로 제출했다.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의 주가가 2024년 1월말 기준 지난 3년간 고점 대비 약 58% 하락했으며, 총 주주수익률(TSR)은 해외 동종 업계 및 국내 선도 화학기업대비 최하위 수준에 그치는 등 회사의 저평가 문제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차파트너스 측은 금호석유화학의 대규모 미소각 자사주가 발행주식수의 18.4%에 달한다고 밝혔다. 시총 3조 원 이상 상장사 가운데 유통주식수 대비 자사주 비중이 세 번째로 크다. 이러한 대규모의 미소각 자사주는 금호석유화학이 저평가된 주요인으로 꼽혔다.  

장기간 보유해온 미소각 자사주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제3자에게 처분 또는 매각될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금호석유화학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 배경.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의 일반주주 지분율은 81%에 달하지만 이사회 10석 중 일반주주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주주제안 선임 이사 등 독립적인 이사는 한 명도 없다고 설명했다. 자료=차파트너스 

또한 차파트너스는 KB금융지주의 현재 이사회 의장(감사위원회 위원)인 김경호 후보를 금호석유의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3%룰 적용 분리선출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금호석유 지분의 80% 이상을 보유한 일반주주의 권익을 대변할 독립적인 사외이사(및 감사위원)를 선임하여 경영진 및 이사회의 주주가치 훼손 행위를 방지 및 견제하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차파트너스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