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대 자산운용사 중 8곳 기업 스코프 1, 2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 지지
모닝스타, ESG 관련 주총 안건에 대한 10대 자산운용사 입장 분석 10대 자산운용사 중 8곳 스코프 1, 2 배출량 공개 지지 논란 많은 스코프 3 배출량 공개에 대한 입장은 불분명...3곳은 반대
[ESG경제=이신형기자] 미국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미국 10대 자산운용사가 지지하는 ESG 관련 주총 안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 가운데, 스코프 1과 2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에 대한 지지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가 6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블랙록과 캐피탈그룹, 디멘셔널(Dimentional), 피델리티, 프랭클린 템플턴, 인베스코, JP모건, 스테이트 스트리트, 티로프라이스(T. Rowe Price), 뱅가드의 주총 안건지지 여부를 분석한 결과 스코프 1과 2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를 지지하는 자산운용사가 8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곳은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스코프 1 배출량은 기업이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량을, 스코프 2 배출량은 기업이 구매해 사용하는 전기나 증기, 난방 등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을 뜻한다.
하지만 논란이 많은 스코프 3 배출량에 대해서는 3곳이 지지하지 않고 4곳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3곳은 중립적인 입장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블랙록과 티로프라이스, 디멘셔널은 스코프 3 배출량이 특정 기업의 경우 주주에게 중대한 문제일 수 있으나, 신뢰할 만한 수준의 측정치를 보일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코프 3 배출량은 기업의 원자재 조달에서 제조까지의 공급망을 뜻하는 업스트림 공급망과 제품 생산 후 운송과 유통 등의 공급망을 뜻하는 다운스트림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뜻한다.
스코프 3 배출량은 기업 탄소 배출의 상당량을 차지하는데다 배출량을 협력업체 등에 외주화하는 경우가 많아 공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확산돼 있다. 하지만 공시대상 기업들은 스코프 3 배출량은 기업의 직접적인 통제 범위에서 벗어나 있어 배출량 데이터 수집과 공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주 기후공시기준을 확정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도 이런 논란을 고려해 스코프 3 공시 의무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기준을 기반으로 ESG 공시기준을 만들고 있는 나라들과 독자적인 ESG 공시기준을 마련한 유럽연합(EU), 독자적인 기후공시 의무화를 법제화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스코프 3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어 해외와 캘리포니아에서 영업활동을 하는 상당수 미국 대기업들이 스코프 3 공시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대형자산운용사 7곳 노동 이슈 안건지지
스코프 1, 2 온실가스 배출량 공개 다음으로 지지율이 높은 ESG 관련 안건은 인력 구성과 직원에 대한 공정한 대우 등 노동 이슈였다. 10곳 중 7곳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곳은 중립, 1곳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자연과 생물다양성 관련 주주제안에 대해서는 4곳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한 곳은 중립, 5곳은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닝스타는 기후변화와 자연 및 생물다양성, 정치적 영향, 노동 및 사회 문제 등에 대한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의 대리투표 정책을 분석한 결과 “환경과 사회 문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견 차이가 계속 확대되고 ESG 안건에 대한 지지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닝스타는 “(스코프 1, 2 배출량 같은) 일부 주제에서는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주총 투표 정책을 통해 지속가능성 관련 위험과 기회에 대한 더 많은 정보 제공을 지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모닝스타는 특히 유럽 자산운용사들과 지속가능성을 의식하는 자산운용사들은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보다 환경과 사회 이슈에 대해 더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ESG 이슈에 대한 자산운용사의 입장이 다변화하는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투자자에게는 투자 기관 변경 등의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과제가 남겨졌다고 모닝스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