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Ti, 스코프 3 감축에 탄소 크레딧 등 EAC 사용 허용
과학 기반 넷제로 설정에 환경 속성 인증서(EAC) 역할 확대 자세한 기준과 규칙 담은 초안 오는 7월 발표 예정 기술자문단, "우리 자문없이 결정된 사안...지지할 수 없어"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과학기반감축목표 이니셔티브(Science-based Target Initiative, 이하 SBTi)가 기업의 넷제로 목표와 전략 인증 과정에서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용도에 한해 탄소 크레딧 같은 환경 속성 인증서(Environmental attribute certificates, 이하 EAC) 사용을 확대 인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SBTi가 언급한 EAC에는 탄소 크레딧 외에도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 인증서, 그린수소 인증서, 그린철강 인증서 등이 포함된다.
스코프 3 배출량은 기업 탄소 배출의 상당량을 차지하는데다 배출량을 협력업체 등에 외주화하는 경우가 많아 공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확산돼 있다. 하지만 공시대상 기업들은 스코프 3 배출량은 기업의 직접적인 통제 범위에서 벗어나 있어 배출량 데이터 수집과 공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SBTi 이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SBTi는 항상 기업의 우선순위가 자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자체 조직 및 가치 사슬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있다고 원칙을 지켜왔다"면서도, 금세기 중반까지 전세계적으로 넷제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체 운영 구조 뿐만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탈탄소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SBTi는 탄소 배출권을 포함해 다양한 환경 속성 인증서를 저감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 있음을 인식한다"면서도 “우리는 과학적 증거와 정확히 정의된 표준 및 절차가 뒷받침될 때는 그러한 활동이 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추가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사회는 성명서에서 오는 7월까지 환경 속성 인증서의 잠재적 사용을 위한 기본 규칙, 기준을 포함하는 초안을 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기술 자문단 그룹, 성명 통해 반대 의사 표명
한편 SBTi 기술 자문단 그룹(TAG) 중 일부 위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항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항의 서한은 TAG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21명의 위원들이 작성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해당 서한에는 "이번 결정은 우리의 조언 없이 이뤄졌기 때문에 즉시 철회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이번 조치를 비난하고 이를 지지한 최고 경영자와 이사회 구성원들의 사임을 촉구했다.
서한에서 자문위원들은 TAG의 지난 회의에서 '스코프 3' 배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논의되긴 했지만 "그 회의에서 탄소배출권이나 다른 유형의 환경 속성 인증서는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서한은 또한 SBTi가 지난해 TAG에 EAC의 효과에 대한 분석 자료를 요청했지만 TAG는 지금까지 분석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감안할 때 EAC 사용을 강행하고 허용하기로 한 결정은 "시기상조이며 TAG의 지지를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