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도 기후재난으로 보험사 흔들…전 세계적 현상
영국의 기상 관련 주택 손해배상 청구금액 전년대비 36% 증가 미국은 산불 고위험 지역 거주민들의 신규 보험 가입도 제한 호주 정부, "최악의 경우 재해지역에 보험과 금융 등 사회서비스 사라질수도"
[ESG경제신문=김연지 기자] 영국 보험사 협회(Association of British Insurers, 이하 ABI)는 날씨와 관련된 주택 손해배상 청구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주택과 기업들은 지난해 전년 대비 18% 증가한 총 48억 6천만 파운드(60억 7천만 달러)의 재산 손실에 대한 보험금을 받았다. 그 중 기상 관련 주택 피해 손해배상 청구가 전년대비 36% 증가한 5억 7300만 파운드를 기록했다.
ABI는 15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가을 영국을 덮친 연이은 폭풍에 주택들이 타격을 입은 것이 주된 원인이다. 글로벌 재보험사 스위스리(Swiss Re)에 따르면, 지난해 서유럽에서 발생한 겨울 폭풍으로 인해 보험에 가입된 재산 손실만 40억 달러(약 5조 538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이전 10년간 평균 (보험가입) 재산 손실액인 25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세계 보험사들이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금 청구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확대되고 기상이변에 노출된 지역의 건물이 증가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은 로이터에 영국과 유럽의 다른 지역들이 과거보다 더 많은 폭풍 피해에 직면해 있으며,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가 겹쳐 수리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보험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루이스 클라크( Louise Clark ) ABI 정책보좌관은 로이터에 "우리는 홍수 방어와 건물의 유지에 대한 추가 투자를 정부에 계속 압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홍수 피해 가능성이 더 높은 건물을 보호하기 위해 건물 시스템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산 손해와 그에 따른 보험금도 늘어남에 따라 영국의 주택보험료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ABI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영국 평균 주택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한편, 기후재난으로 인한 보험사들의 재무적 부담 증가는 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테이트팜 종합보험(State Farm General Insurance Co), 올스테이트 보험(Allstate Corp)과 같은 미국의 대형 보험사들도 잇따른 대형산불로 막대한 보험금을 지불한 후 산불 고위험 지역 거주민들의 신규 주택보험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호주 정부는 기후 변화로 재해 지역에서 보험과 금융 등 사회 서비스가 취약해지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보험사와 금융기관이 기상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위험지역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