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이 벤치마킹 사례로 든 소니의 '기업윤리·준법 핫라인'은 무엇
사내 윤리와 준법 문제를 익명으로 신고 가능 2003년부터 운영 개시 24시간 365일 운영되며, 글로벌 지사 어디서나 신고할 수 있어
[ESG경제=이진원 기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이 최근 국내에서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ESG 경영과 관련해 일본 우수기업들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면서 벤치마킹 사례로 든 소니그룹(구 소니)의 '기업윤리·준법 핫라인(Ethics and Compliance Hotline)' 신고센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전경련은 18일 발표한 '일본 ESG 등급 우수기업 모범사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일본 매출 100대 기업 중 소니·후지쯔·이토추상사·KDDI·스미토모화학 등이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캐피탈(MSCI)로부터 ESG AAA 등급을 받았다며 이들의 ESG 경영 모범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니그룹은 MSCI ESG 등급에서 기업행태(Corporate Behavior) 분야 우수(Leaders) 등급을 획득할 정도로 기업윤리에 대한 관리가 철저하다"면서, 소니그룹이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기업윤리·준법 핫라인을 대표적인 관련 사례로 들었다.
기업윤리·준법 핫라인은 기업 문제점의 익명 보고 채널
기업윤리·준법 핫라인은 간단히 말해서 기업의 불법적, 비윤리적, 혹은 부적절한 행태를 정상적인 채널을 통해 보고하기 힘들 때 익명으로 쉽게 보고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감사실은 이미 1998년부터 기업들에 이러한 핫라인 운영을 권고해왔다. 핫라인이 설치되면 기업들은 더 열심히 법규를 준수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 직원들은 외부 핫라인을 통해 기업의 윤리와 준법 위반 문제 등을 알릴 수 있게 돼 핫라인 설치는 기업 내 내부고발을 크게 줄여주는 효과도 낸다.
소니그룹의 기업윤리·준법 핫라인은 24시간 365일 운영되며, 27개 국어로 통화 가능해 글로벌 지사 어디에서든 신고 가능한 시스템이다. 신고센터 스태프는 소니그룹과 무관한 제3자 용역 업체로 구성돼 있으며 모든 통화는 법이 허용하는 한도까지 익명 보안 처리되고 녹음되거나 추적되지 않는다.
전경련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소니그룹의 기업윤리·준법 핫라인은 440건의 신고를 접수했고 이 중 39%는 실제 조사에 착수해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취해졌다. 신고 결과와 통계는 상부 경영층과 감사위원회에 보고된다.
소니그룹, 2003년부터 핫라인 운영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본 결과 소니그룹은 이미 2001년에 사내 준법부서(현재 준법·사생활 부서)를 설치해 운영해온 것으로 되어 있다. 2003년에는 현재 운영 중인 기업윤리·준법 핫라인의 전신인 '준법 핫라인'을 설치했고, 2008년에는 준법 감시팀을 신설했다. 2020년에는 이런 노력의 덕분인지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회사' 중 하나로 선정됐다.
소니그룹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해 10월 선정한 세계 지속가능 100대 기업(The 100 Most Sustainably Managed Companies in the World)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글로벌 ESG 경영의 모범 기업으로 꼽힌다.
소니그룹은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와 기업 경쟁력 약화의 여파로 위기 상황을 맞았으나, 2000년대 초부터 발 빠르게 ESG 경영을 표방하며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성장 전략을 펴면서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