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시공 논란 대우건설 은평푸르지오 어디로...시행사와 법적공방 가열

서울중앙지법, 시행사 주식질권실행금지 가처분신청 인용 “대우건설 주주권 행사 허용시 책임공방 가리기 어려워”

2024-06-13     김대우 기자
대우건설 을지로 본사 사옥. 사진=대우건설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민간임대 아파트 부실시공 논란에 휘말린 대우건설이 ‘사업정상화’ 차원에서 시행사를 계열사로 편입하자 법원이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시공사와 시행사간 법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건설회사의 부실시공은 소비자보호와 산업안전, 사회적 평판 악화 등 측면에서 ESG 평가의 감점 요인으로 꼽힌다.

은평푸르지오 시행사인 이노글로벌은 13일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채 PF 대출금을 대신 변제한 뒤 이를 근거로 시행사의 사업시행권을 뺏으려한데 대해 법원이 시행사가 낸 대우건설 주식질권실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제51민사부)는 “대우건설이 부실시공으로 책임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했고 이로 인해 대출약정상 기한의 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것”이라며 이를 이용해 대출금을 대위변제한 후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실행하는 것은 권리 남용에 해당된다는 시행사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법원은 “대우건설이 대출금을 대신 갚고 PF대출 계약과정에서 담보로 제공된 시행사 주식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 것인데, 주주권 행사를 허용하게 되면 사실상 도급인과 수급인이 동일한 자체 공사에 해당하게 되며, 적절한 감리 행위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하자 등에 대한 책임 소재도 불분명해져 건축물의 안전성을 온전하게 담보할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 판단했다.

이노글로벌은 대출금 채무변제를 위한 충분한 담보를 확보중일 뿐민 아니라 은평푸르지오의 공사가 차질없이 완공된 후 분양하면 대우건설이 주장하는 구상금 채무 또한 변제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대우건설을 상대로 하자 보수, 부실시공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해 채무액을 상계할 여지도 있으며, 손해배상 정도에 따라 대출금채무 자체가 소멸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노글로벌 이정규 부사장은 “대우건설이 근질권을 행사해 이노글로벌 주식 전부를 취득하는 것은 시행사의 사업권을 강탈하고, 부실공사를 은폐하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입주예정자 및 일반시민에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힐 우려가 있는 만큼 은평푸르지오의 정밀 점검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은평푸르지오발라드는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조성되는 지하 3층~지상 17층, 2개동 145가구의 민간임대 아파트로 이노글로벌이 시행하고, 대우건설의 완전자회사인 대우에스티가 시공했다. 당초 지난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했지만 사용승인 직전에 단지내 41개 주기둥 중 7개 기둥에 띠철근을 절반만 넣은 것이 발견됐다.

당시 대우에스티는 철근이 누락된 7개 기둥에 대해 보강조치를 완료했지만, 시행사 측이 전면 철거후 재시공하거나 시공사에서 전체 사업권을 인수하라고 요구하며 갈등이 깊어졌다

대우건설 측은 “이노글로벌이 임대분양율이 저조하자 기한내 사업비 대출(PF) 상환불가 등의 사업적 리스크를 시공사에 전가하기 위해 시공품질 의혹을 빌미로 발주처로서의 의무를 해태하며 사용승인을 방해하고 있다”며 이노글로벌에 대해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대우건설은 사업정상화를 위해 사업비 대출(PF)을 대위변제하고 건축물에 대한 권리를 이전하는 절차를 진행해 소유권 이전 완료 후 적법하게 사용검사 신청 등 준공을 위한 업무를 관할 구청과 진행할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