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실천 위해 도시숲 조성한다...기업·지자체 적극 참여
휴식공간 제공, 기후변화 대응, 도시 생태계 보전 면에서 다양한 혜택 산림청, 도시숲에 대한 체계적 관리에 나서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도 도시숲 조성 활기
[ESG경제=이진원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면서 도시 속 자연에서 휴식을 누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최근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기업과 지자체들이 도시숲 조성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NH농협생명은 22일 서울 통일로 농협생명 본사에서 사단법인 생명의숲과 함께 도시숲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NH농협생명에서 전달한 기부금은 서울 홍은사거리 교통섬 내 숲 조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하루 전인 21일에는 전남 보성군이 산림청·전남도와 함께 주민 생활 밀접형 도시숲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연말까지 총사업비 35억원을 들여 생활권 주민 참여 숲(2곳), 악취·미세먼지 저감 건강휴양형 도시숲(1곳), 보성역 발굴 원시숲(1곳), 보성농협주차장 생활숲(1곳)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 8일 서울시는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사)생명의숲과 '도시숲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내 훼손되거나 방치된 녹지 공간에 다양한 수목을 심어 '도시숲'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그동안 기업의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한 다양한 도시녹화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 8년 간 197개 기업과 함께 녹화사업을 실시하며 약 175억원의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서울 곳곳에 도시숲을 조성해왔다.
산림청, 보다 체계적인 도시숲 관리에 착수
산림청은 전국에 산재한 도시숲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10일부터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본격 시행하고 있다. '도시숲법'은 공기 정화 효과 및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시민들에게 체험·학습·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도시숲 등의 체계적인 조성 및 생태적 관리를 위해 2020년 6월 9일 제정·공포됐다.
도시숲, 휴식공간 제공, 기후변화 대응, 도시 생태계 보전 면에서 다양한 혜택
도시숲은 도시, 마을 또는 교외 즉, 인간이 거주하는 지역에 의해 영향을 받는 공간 내에서 자라는 숲 또는 공원녹지 등을 이르는 말로, 길거리의 가로수나 공원의 나무들을 모두 포함한다.
도시인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역할뿐 아니라 더 나아가 기후변화 대응과 도시 생태계 보전 등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내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19 사태로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자 사람들이 혼자서나 가족이나 몇몇 지인과 같이 인근 공원이나 숲에서 산책 등을 하며 휴식을 취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도시숲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도시숲이 제공하는 공간은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보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감을 선사한다. 숲에서 15분 간 나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농도가 15.8% 감소하고 혈압도 2.1% 낮아진다. 도시숲에서 걷는 운동까지 더해지면 시민들은 심리적 안정감과 함께 체력까지 증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도시숲은 도심 속의 산소 공장으로서 시민들에게 맑고 깨끗한 공기를 제공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지속적으로 흡수함으로써 대기질 개선도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1㏊의 도시숲은 연간 미세먼지 46㎏, 이산화황 24㎏, 아산화질소 52㎏, 오존 46㎏을 흡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조성 활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도시숲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확대되자 전 세계적으로도 도시숲 조성이 활기를 띠고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 몬트리올은 도시공원 조성에 18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밴쿠버는 차량을 통제하고 녹지를 연결하는 '보행자를 위한 거리 조성(Making Streets for People)' 프로그램을 코로나19 사태 뒤에도 계속 운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시의 규모가 커질수록 도시 거주자들이 '건강과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도시숲에서 휴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어디서나 도시숲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만큼 많이 조성되어 있는 건 아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도시들에서 도시 공원과 나무들이 소위 '잘 사는' 동네에 주로 조성되어 있어,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를 받는 사람들은 도시숲이 주는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