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형 연기금, 자국 ESG 공시기준 제정 기관에 ISSB 기준 준수 촉구

일반적 지속가능성 재무정보 공시 유예기간 ISSB 기준과 같이 1년으로 줄여야 시나리오 분석 유예 반대 기업에 스코프 3 배출량 측정 및 공시 미루지 말라 촉구

2024-07-09     이신형 기자
캐나다의 국기. (사진= Wikimedia Commons)

[ESG경제신문=이신형기자] 캐나다의 주요 연기금들이 10일 캐나다의 ESG 공시기준을 제정하는 캐나다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CSSB)에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가 제시한 ESG 공시의 글로벌 기준선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CSSB는 ISSB 기준의 ‘일반적 지속가능성 관련 재무정보 공시(S1)'와 ’기후 관련 재무정보 공시(S2)‘를 기반으로 하는 CSDS 1과 CSDS 2 초안을 공개하고 3월 이해관계자의 의견 청취에 나섰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투자공사(BCI)와 온타리오 교원 연기금(OTPP), 캐나다 연금 투자위원회(CPPIB), 온타리오 헬스케어 연기금(HOOPP), 퀘벡주 연기금(CDPQ) 등 운용자산 규모가 2조달러를 넘어서는 9개 연기금은 공동성명을 통해 ”스코프3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무 공시 대상에서 제외하고 일반적 지속가능성 재무 공시(S1)를 의무 공시를 제외한 기후공시만 의무화한 다른 나라의 ESG 공시기준 공개로 캐나다에서도 의견 수렴 기간에 이런 응답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공개된 한국의 ESG 공시기준 초안도 기후공시만 의무화하고 일반적 지속가능성 재무정보 공시는 기업이 공시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리스폰시블 인베스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우선 기후공시만 의무화하고 2027년부터 일반적 지속가능성 재무정보 공시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호주도 일반적 지속가능성 재무정보 공시를 기업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반면에 싱가포르는 ISSB 기준을 모두 수용하기로 했다.

이들 연기금은 ”캐나다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ISSB 기준을 채택하는 것이 ISSB 기준과 유럽지속가능성공시기준(ESRS)과의 동등함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캐나다가 ISSB 기준을 채택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글로벌 투자자와 캐나다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캐나다 기준과 유럽의 기준을 모두 사용해 공시를 해야 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ISSB와 EU ESRS 기준을 만든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은 지난 5월 공동으로 ISSB 기준과 ESRS 기준의 상호운용성 가이던스를 발간하고 이 가이던스에 따라 공시하면 두 기준의 기후공시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ESG 공시에서 사용하는 주요 용어를 통일하고 재무중대성 정의도 공유하는 한편, ISSB 기준의 기후공시 항목의 대부분을 ESRS 기준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했다.

글로벌 기준 채택하지 않으면 투자자 기대치 충족 못해

이들 연기금은 ”캐나다가 (ISSB가 제시한) 글로벌 기준선을 채택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 글로벌 투자자와 캐나다 투자자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캐나다 기업이 캐나다 공시기준과 EU 공시기준을 사용해야 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업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ISSB의 ’빌딩 블록(building block) 접근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기준선에 각국의 여건에 따라 공시 항목을 추가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기준선에서 공시 항목을 삭제하는 것은 제한하는 접근법이다.

특히 이들 연기금은 CSSB가 초안에서 일반적 지속가능성 재무정보 공시를 2년 유예한 것에 반대하며 ISSB 기준과 같이 유예 기간을 1년으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렇지 않으면 캐나다 기업이 모든 지속가능성 관련 정보를 공시하는 외국 기업보다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 있다고 이들은 경고했다.

스코프 3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와 관련, 이들 연기금은 기업이 공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두는 것에 개방된 입장을 갖고 있다면서도 기업에 스코프 3 배출량 측정과 공시를 미루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많은 기업의 경우 전체 배출량에서 스코프 3 배출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스코프 3 배출량 정보가 투자자가 기업의 기후 관련 기회와 위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라는 CSSB의 코멘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나리오 분석에 대해서도 이들 연기금은 ”기어의 기후 탄력성을 종합적으로 측정하는데 시나리오 분석이 갖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시나리오 분석 공시에 유예기간을 두는 것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시 시기에 대해서는 ISSB 기준이 제시한 2024년 적용보다 1년 지연된 2025년 1월부터 적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이들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