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ESG 채권형 펀드 상반기 600억달러 돌파

ESG 투자자 관심 채권형 펀드로 향해

2021-06-28     이신형 기자
사진=픽사베이

[ESG경제=이신형기자]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서도 올해 들어 5월까지 ETF를 포함한 ESG 채권형 펀드에 54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몇 년간 ESG에 중점을 둔 주식형 투자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인 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제 채권형 펀드로 향하고 있다. 조만간 지난 한 해 동안 유입된 채권형 펀드 투자자금 680억 달러를 뛰어넘을 기세다.

올해 1~5월 중 ESG 펀드가 운용한 자산 규모는 3740억 달러로 14% 증가했고, 지난 3년간 3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ESG 채권형 펀드의 운용 자산은 지난해에만 66% 증가, 전체 채권형 펀드의 운용 자산 증가율 12%를 크게 상회했다.

ESG 채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새로운 상품 출시와 각국 정부와 기업의 ESG 채권 발행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ESG 채권과 투자상품 수요 급증과 함께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채권형 펀드는 자산운용사의 주장만큼 ESG 친화적이지 않다는 우려다.

모닝스타의 호세 가르시아 사라테 이사는 “ESG 선호 현상은 분명한 흐름이고 특히 유럽에서 그렇다”며 “하지만 다수의 펀드매니저들은 ESG 원칙을 특정 채권시장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어떤 국가와 정부가 ESG 친화적인지 분류하는 국제적인 기준이 없어 국채에 ESG 원칙을 적용하는 게 “매우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ESG 채권 펀드의 수요는 특히 유럽에서 집중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다른 지역 투자자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가르시아 사라테 이사는 전했다. 올해 5월까지 미국의 ESG 채권형 펀드 판매 규모는 4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판매액은 지난해 연간 판매액 59억2000만 달러를 큰 폭으로 추월할 전망이다.

ESG 채권형 펀드 출시 활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SG 채권형 펀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들어 패시브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17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지난해 연간 유입 규모 15억6000만 달러를 추월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콜린 퍼디 CIO는 “ESG 투자 모멘텀이 강해지고 있다”며 “새로운 펀드가 쏟아져 나오는 게 놀랄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ESG 펀드는 지난해 122종이 출시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44종이 출시됐다.

퍼디 CIO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ESG 펀드를 선별하는 일이 어려운 과제라며 “주식 투자가 ESG 원칙을 적용하는 데 수월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데이터”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흥국 채권시장에서는 ESG 정보 공개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제를 안고 있어도 녹색 채권 발행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블룸버그NFT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2450억 달러 규모의 녹색 채권이 발행됐고 지속가능 채권은 838억 달러, 사회책임 채권은 1292억 달러 규모로 각각 발행됐다. 지난해 5월까지 발행된 녹색 채권은 914억4000만 달러, 지속가능 채권은 152억 달러, 사회책임 채권은 278억 달러를 기록했다.

NN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가 북유럽과 네덜란드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녹색 채권이 가장 선호하는 채권이라고 답했다. 연기금의 81%는 이미 녹색 채권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도 컸다. 응답자들은 녹색 채권 투자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그린워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