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투자, 기업 M&A에 중요한 영향 미쳐

대신지배구조연구소, 'ESG를 고려한 M&A의 유형과 시사점' 보고서 통해 분석 ESG 리스크 관리형, ESG 기회요소 강화형, ESG 향상 통한 수익추구형 M&A로 분류

2021-06-28     이진원 기자
사진=픽사베이

[ESG경제=이진원 기자] 세계적인 사모펀드인 칼라일(Carlyle)은 중국 멜라민 분유 스캔들로 소비자신뢰가 실추된 중국최대분유 회사 중 하나인 야시리(Yashili)의 지분 29.2%를 인수했다. 이후 야시리의 원료를 100% 수입고품질 분유로 대체하고 업계최초로 식품품질 및 안전자문위원회를 설립하여 국제품질표준(ISO9001, HACCP)을 충족시키고 평판을 회복시켜 2013년 초기 투자대비 2.3배인 3억8800만 달러에 매각하였다.

ESG를 이용한 수익창출 M&A의 좋은 예이다.

이처럼 세계적인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는 ESG 경영 및 투자가 기업 M&A에서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양병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본부장과 김재훈 연구원은 'ESG를 고려한 M&A의 유형과 시사점'에서 이와 같이 분석하며, ESG와 관련된 M&A의 유형과 사례를 분류·소개했다.

먼저 ESG 관련 위험 요소를 상쇄하거나 제거하기 위해 M&A를 활용하는 경우로 일명 ESG 리스크 관리형이다. 지난해 한화가 방산부문의 분산탄 사업부문을 분리하여 '주식회사 코리아 디펜스인터스트리'를 신설한 후 분리·매각한 사례와 프랑스 석유 업체 토탈(TOTAL) 등 국제 석유 업체들이 신재생 친환경 업체를 인수하는 사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는 ESG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ESG 친화적인 산업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어 해당 기회 요인을 이용하여 사업을 확장하는 데 M&A에 의존하는 유형이다. ESG 기회 요소 강화형 M&A다. 3M이 안전 산업 관련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기업 인수를 추진해온 것과 피아트 크라이슬러 오토모빌이 올해 1월 50:50 비율로 합병을 체결하며 세계 3위 규모의 자동차 회사 스텔란티스(Stellantis)를 설립한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ESG가 우수한 산업뿐만이 아니라 열악한 산업에서도 지속가능한 수익창출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ESG 향상을 통한 수익 추구를 모색하는 M&A 사례도 있었다. 위에서 설명한 칼라일의 야시리 지분 인수가 이에 해당한다.

M&A 방어 수단이나 사회공헌 강화 위해서도 ESG 활용돼 

이 밖에 적대적 M&A를 방어하는 수단이나 사회공헌을 강화하기 위해 ESG가 활용되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식음료 기업 다논(Danone)에 대해 적대적 M&A 시도가 있자 프랑스 대통령까지 나서서 인수 저지에 나선 사례나 2021년 SK텔레콤이 상업성이 높은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에 매각한 사례가 각각의 경우에 해당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 보고서는 SK텔레콤은 비인기 종목인 빙상 및 펜싱에 대한 지원과 더불어 2019년부터 장애인사이클 선수단을 지원중인데, ESG 측면에서 살펴보면 ESG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프로야구단을 지원하는 대신 아마추어 스포츠 발전을 지원하며 사회공헌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ESG 향상을 통한 수익 추구형 M&A의 주체가 주로 사모펀드(PE)라는 사실이 특징적"이라며 "PE 주도의 M&A에 있어서 지배주주인 PE에 경영권이 집중돼 중장기적 이익을 실현하는 경영전략을 추진할 수 있고 ESG 투자의 효율적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M&A 시장에서 ESG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M&A를 둘러싼 경제 주체들이 ESG를 단순히 리스크로 간주하기보다는 장기적 성장의 기회로 인식하며 적극적으로 M&A 전략에 적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