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효과'...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익 5.5조, 매출 역대최대
HBM 매출 전년 동기대비 250% 폭증...6년만에 영업이익 5조원대 엔비디아에 4세대 HBM 사실상 독점공급...삼성은 빨라야 다음달에 업계최초 5세대 HBM 납품...HBM3E 납품효과도 빠르게 반영될 전망 AI 메모리 수요 확대 대응 청주 M15X 공장 내년 하반기 양산 목표
[ESG경제신문=김대우 기자] SK하이닉스가 최근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수요가 폭증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로 올 2분기 영업이익 5조5000억원의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 5조원대는 2018년 이후 6년만이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5조4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2조8821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와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16조423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4.8% 증가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기존 기록인 2022년 2분기 13조8110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순이익은 4조1200억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10%포인트 상승한 33%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HBM,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과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이와 함께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지면서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D램에서는 지난 3월부터 양산에 들어가 공급을 본격화한 HBM3E와 서버 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는 HBM이 실적을 견인했다.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증가했다.
낸드의 경우 eSSD와 모바일용 제품 위주로 판매가 확대됐다. 이중 eSSD는 1분기보다 매출이 약 50%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의 '큰 손'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해 온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메모리 업체 중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출시 로드맵이 앞당겨지며 SK하이닉스의 HBM3E 납품 효과도 빠르게 반영될 전망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빨라야 다음달께 엔비디아의 HBM3E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온디바이스 AI를 지원하는 새로운 PC와 모바일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며 여기에 들어가는 고성능 메모리 판매가 늘어나고, 일반 메모리 제품 수요도 완연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SK하이닉스는 HBM3E 12단 제품을 올해 3분기 내에 양산해 HBM 시장 리더십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 하반기에 32Gb(기가비트) DDR5 서버용 D램과 고성능 컴퓨팅용 MCRDIMM을 출시해 경쟁 우위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낸드에서도 수요가 커지는 고용량 eSSD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60TB(테라바이트) 제품으로 하반기 시장을 선도해 나가며 eSSD 매출은 지난해 대비 4배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도 D램과 낸드의 ASP 상승과 제품믹스 개선이 동반되며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착공한 청주 M15X의 건설 작업을 내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현재 부지 공사가 한창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은 예정대로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한다.